이번 [산업 트렌드]에서는 어른이 돼서도 유년 시절 즐기던 콘텐츠에 열광하는 '키덜트 산업'을 다룬다.
'덕질'은 한 분야에 매니아적인 관심을 가지고 관련된 것을 수집하는 행위들을 일컫는다. 여가 생활 시간의 증가와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비패턴의 변화 등이 키덜트 산업 관련 산업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키고 있다.
어른아이의 세계 '키덜트 산업'의 현황을 관련 시장 정보와 NH투자증권의 한슬기 애널리스트의 분석보고서를 바탕으로 살펴본다.
■ 키덜트란?
복고 열풍이 불면서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어른아이’ 즉, 키덜트 문화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키덜트는 어린이를 뜻하는 키드(kid)와 어른을 의미하는 어덜트(adult)의 합성어로 ‘아이와 같은 취향을 지닌 어른’을 지칭한다. 유년 시절 즐기던 장난감, 만화, 과자, 의복 등에 향수를 느끼며 이를 다시 찾는 성인들을 말한다.
각박한 현실에서 벗어나 생활 속 작은 사치를 통해 재미있고 즐거운 것을 차고자 하는 어른의 욕구와, 어린시절로 돌아가 정서적 안정을 찾고 싶은 향수가 맞물리며 등장한 하나의 문화현상이다.
작년 마이리틀 텔레비전에 종이접기 김영만 아저씨가 출연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80~90년대 아이들 채널에서 종이접기 선생님으로 활약하던 그가 오랜만에 TV에 출연하자, 어릴 때 그에게 종이접기를 배웠던 3040 세대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그 외에도 드라마 ‘응답하라’시리즈와 영화 ‘써니’, ‘국제시장’ 등 어린 시절 향수를 담고 있는 콘텐츠들이 흥행에 성공하며 복고 열풍에 일조하고 있다.
여가시간의 증가와 1인 가구의 증가도 키덜트 산업 성장에 한 몫하고 있다.
여가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어릴 적 취미를 그대로 이어갈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대표적인 키덜트 취미의 대표주자는 ‘레고’다. 뒤늦게 레고의 세계에 빠진 키덜트도 있지만, 어릴 적 하던 레고 조립을 취미로 즐기는 키덜트도 많다. 유사한 형태로 피규어를 모으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 상품들을 모으는 어른들도 많다.
1인 가구의 증가는 가족보다는 자신에게 투자할 수 있는 자금적 여유가 생기면서 키덜트들의 지속적인 소비가 가능하게 됐다. 이러한 키덜트 시장은 복고 열풍의 주역인 20~40대들이 사회로 진출해 핵심 소비층이 되면서 더 빠르게 성장중이다.
■ 키덜트 열풍, 어디까지 왔는가? 한국 키덜트 시장의 규모
2016년 국내 키덜트 시장 규모는 약 5,000억 원에서 7,000억원으로 전망되며, 향후 매년 20%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키덜트 시장이 산업 간 경계를 허물며 영화, 패션, 완구, 음식 등으로 영역을 빠르게 넓혀 가고 있기 때문에 향후 2-3년 내에 1조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키덜트 시장의 원조인 일본의 오타쿠 시장 규모 8,372억 엔(약 8조원, 2013년 기준)에 비해 작은 편이나, 한국에서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표 = NH투자증권 보고서, 키덜트전성시대 표 재구성, p.2)
시장조사 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15.9%가 본인 스스로를 키덜트족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을수록(20대 26.2%), 미혼(24.6%)일수록, 1인가구(21.4%)일수록 스스로를 키덜트 족이라고 평가하는 비율이 높았다. 키덜트족에 대한 이미지는 긍정적인 반응이 더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표 = NH투자증권 보고서, 키덜트전성시대 표 재구성, p.3)
가장 많이 구입한 키덜트 관련 상품은 휴대폰 케이스와 같은 캐릭터 생활소품(48%)이며, 그 외 레고(37.9%), 캐릭터 장난감(28.8%), 인형(27.4%), 피규어(17%) 순으로 나타났다.
주목해야 할 점은 자신이 키덜트 족이라고 인식하지 않더라도 키덜트 관련 상품을 구매한 비율이 76.6%나 된다는 사실이다. 이는 키덜트 열풍이 단순히 소수의 문화가 아니라, 사회 문화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는 지표이다.
■ 키덜트 산업 형성 배경
2008년 미국의 경제 위기를 기점으로 전 세계는 미래를 낙관할 수 없는 경제적 불안과 불확실성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한국도 경제적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벗어날 수 없다. N포세대, 금수저, 취업절벽, 등골브레이커 등 오늘날 대한민국 현실을 표현하는 신조어가 이를 말한다.
앞서말한 여가 시간과 1인 가구의 증가도 원인이지만, 각박한 경제적 현실은 키덜트족이 증가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암울한 현실에서 벗어나 유년시절을 회상하며, 즐거움을 찾고자 하는 어른들이 증가하면서, ‘키덜트’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그들에게 ‘키덜트’ 문화는 정서적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 수단이다.
■ 키덜트 산업 업계별 현황
키덜트 관련 산업이 급성장함에 따라, 기업들은 새로 생긴 블루오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대처중이다.
키덜트 문화는 산업 간 경계를 허물며 문화 트렌트로 부상하고 있다. 키덜트 산업이 활성화되고 있는 유통업계, 캐릭터 및 완구업계, 기타(IT, 화장품, 식음료 등)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⓵ 유통업계
키덜트 시장 확대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 키덜트 전용공간을 만들고, 고객을 사로잡기 위한 마케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키덜트 전문 매장인 ‘레프리카’를 오픈했다. 이마트타운의 가전전문매장인 ‘일렉트로마트’는 남성 고객들을 대상으로 피규어 전문관을 따로 만들었다. 또한 세븐일레븐은 어벤져스 피규어를 판매하는 등 유통업체의 발빠른 움직임은 증가되고 있다.
⓶ 캐릭터, 완구업계
키덜트 문화의 확산으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분야이다. 하나의 캐릭터는 애니메이션, 뮤지컬, 인형, 각종 완구,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로 확산될 수 있다. 또한 오프라인 뿐만 아니라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에도 확장될 수 있어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
⓷ 기타(IT,화장품,음식 등)
최근 화장품 업체는 아톰, 베티, 포켓몬 등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들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IT업계와 음식업계, 기타 생활용품 업계들도 캐릭터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키덜트족 공략에 나서고 있다. 라인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티머니, 곰돌이 푸우 조명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맥도날드에서는 해피밀 미니언즈 세트를 출시했고, 오레온은 고래밥 종이접기 패키지를 출시하는 등 키덜트 열풍이 식품업계로도 확산되고 있다.
키덜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덜 큰 아이', '철없는 사람', '오타쿠'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이제는 키덜트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뀌어야 한다. 키덜트는 하나의 사회 문화적 현상이고, 확고한 취향을 가진 팬덤 집단으로 봐야 한다. 팬덤은 브랜드에 강력한 충성심을 보이고, 브랜드 마케팅의 핵심 파트너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