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포켓몬go’가 한국에서 정식 출시되면서 AR(증강현실)은 어느덧 우리에게 익숙한 기술이 됐다. 하지만 '포켓몬go'에서 시작된 AR 열풍이 국내에서는 엔터테인먼트 업계보다는 유통업계에서 먼저 부는 양상이다.
국내 유통 기업들을 중심으로 AR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와 서비스로 고객을 사로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 확대보기AR 기반 체험공간이 마련된 라인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 가로수길점 (사진=라인프렌즈스토어)
네이버 라인은 지난 4월 자사의 캐릭터 샵 ‘라인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 가로수길점에 AR 기술을 접목한 체험공간을 마련했다. AR 체험공간에서 고객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원하는 캐릭터와 테마를 선택한 후 스토어에 설치된 소파에 앉으면 눈 앞에서 움직이는 라인프렌즈 캐릭터들과 영상 촬영을 할 수 있다. 고객들은 라인프렌즈 캐릭터들과 함께 촬영한 영상을 SNS에 바로 공유할 수도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롯데월드타워몰 go' AR 게임 이벤트 (사진=월드타워몰go 공식 블로그)
롯데그룹은 AR기술 관련 서비스를 보다 더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올해 초 신동빈 회장이 4차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계열사들의 관심사로 대두됐다.
롯데백화점은 오프라인 매장 안에 마련된 공간에서 AR을 통해 구매를 원하는 옷을 가상으로 입어볼 수 있게 하는 ‘3D 피팅 서비스’를 최근 선보였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다양한 옷을 가상으로 입어보고, 마음의 드는 옷의 정보를 확인한 뒤 매장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다.
롯데월드몰에서는 AR기반의 모바일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종합 광고대행사 대홍기획은 지난달 29일부터 모바일 게임 ‘월드타워몰go’를 출시했다. AR과 위치기반서비스(LBS)를 활용해 롯데월드몰 내부에서 게임을 즐기고 쿠폰이나 경품을 얻을 수 있다. 열쇠 획득 미션과 각 브랜드의 모델, 캐릭터, 브랜드 심볼을 수집해 보상을 받는 방식이다.
월드타워몰go를 담당하는 대홍기획 관계자는 “롯데월드몰에 대한 고객 인식을 단순 쇼핑 공간에서 색다른 재미와 혜택을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전환하기 위해 누구나 즐겁게 이용 가능한 AR 게임을 기획하게 됐다”며 “미션 수행에 따라 푸짐한 경품을 제공해 연인이나 친구, 가족에게 즐거운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토탈 인테리어기업 한샘은 AR 기술을 통해 가상의 가구를 배치해 볼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모바일 앱을 통해 200여 개의 가구를 자신의 집에 배치해보면서 어울리는 지 확인할 수 있다.
가구 업체 이케아는 이미 2013년 이같은 서비스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당시엔 이케아가 한국에 진출하기 전이어서 국내 소비자의 관심이 크지 않았지만 현재는 가구를 구매하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처럼 AR 기술이 다양한 유통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것은 바로 ‘접근성’ 때문이다. 기기를 따로 구입하거나 기기를 보유한 특정 장소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VR과 달리 AR은 스마트폰을 통해 쉽게 이용할 수 있다. 현실 기반이라는 점도 한 몫 한다. 360도 화면을 전부 개발해야 하는 VR과 달리 AR은 현실 세계에 바로 적용하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을 뿐더러 개발도 쉽다.
전문가들 역시 AR이 VR에 비해 발전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입을 모은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미 작년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VR과 AR 모두 믿을 수 없을 만큼 흥미롭다”면서 “하지만 내 관점에서는 AR의 발전 가능성이 두배 이상은 커 보인다”고 AR의 발전 가능성을 예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