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 디즈니와 드림웍스는 전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을 양분해 왔다. 양분된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몇년 전 이들을 위협하는 새로운 강자가 등장했다.
바로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다.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는 폭스 애니메이션 <아이스 에이지>를 제작한 크리스 맬러댄드리가 2007년에 설립한 애니메이션 제작사다. 설립 3년 만에 <슈퍼배드(2010)>로 5억 달러 이상의 흥행신화를 이뤄내며 전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일루미네이션은 비교적 적은 제작비를 들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 작품당 약 8천만 달러 미만의 예산으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 디즈니와 드림웍스가 한 작품당 약 1억 4천만 달러~ 2억 달러의 예산을 책정하는 것과 비교할 만하다.
<슈퍼배드>의 성공 이후 기세를 이어 3년 만에 속편 <슈퍼배드2>를 선보였다. <슈퍼배드2>는 개봉일 매출액 기준 애니메이션 영화 중 역대 4위에 이름을 올리며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의 위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슈퍼배드>와 <슈퍼배드2>가 세계적인 애니메이션으로 자리 잡는 데는 ‘미니언’이 큰 역할을 했다. ‘미니언’은 <슈퍼배드>에서 처음 등장했다. <슈퍼배드>는 자유의 여신상과 에펠탑 같은 세계적 문화유산을 훔쳐 슈퍼 악당이 되고 싶은 그루가 세 소녀를 입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루에게는 충직한 부하들이 있다. 그들이 바로 미니언이다. 짜리몽땅한 몸집에 멜빵바지 차림을 한 귀여운 노란색 악당들은 아이들은 물론 성인 관객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주인공도 아닌 ‘미니언’의 인기가 거세지자 일루미네이션은 ‘미니언’을 전면에 내세워 시리즈의 스핀오프를 제작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미니언즈(2015)>는 전 세계 11억 달러 흥행 수익을 올리며 역대 애니메이션 흥행 2위를 기록했다. 한국에서도 2015년에 개봉해 관객 262만 명을 모으며 인기를 입증했다. 전작 <슈퍼배드>시리즈가 국내에서 100만 관객 이상을 동원한 것과 비교한다면 2배 이상의 성공을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슈퍼배드> 시리즈, <미니언즈>의 연속 흥행 이후 일루미네이션은 새로운 신작들을 내놓으며 성공 신화를 이어갔다. <마이펫의 이중생활>과 <씽>이 그 작품들이다. <마이펫의 이중생활>은 주인이 집을 나간 동안 벌어지는 동물들의 숨겨진 사생활을 들여본다는 재미있는 콘셉트로 성공했다. <씽>은 동물들의 노래 오디션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일루미네이션은 올여름 <슈퍼배드3>를 시작으로 또 한 번 그들만의 독창적인 세계를 그릴 예정이다.
◎ 참고자료
- 케이콘텐츠 2017년 3,4월호 vol.23 ‘애니메이션 삼국시대가 열리다’ / 김정원 (영화 칼럼니스트)
김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