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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콘텐츠의 위력 보여준 '프로듀스101'

김세인 기자

기사입력 : 2017-06-1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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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지하철 2호선 삼성역 내 광고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응원 글을 적은 포스트잇을 붙이고 있었다.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 출연 연습생을 응원하기 위한 광고판이었다. 팬들이 모금한 돈으로 만들어진 광고판은 이 역에만 6개가 넘는다. 지하철역 전광판은 물론 버스 광고, 카페 진동벨 광고, 영화관 광고 등 광고 경쟁이 치열하다.

프로듀스 101에 참여하고 있는 C9엔터테인먼트 배진영 연습생 광고(사진=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프로듀스 101에 참여하고 있는 C9엔터테인먼트 배진영 연습생 광고(사진=트위터)

오늘(16일) 최종회를 앞둔 엠넷의 <프로듀스 101 시즌 2>는 2016년 방영된 <프로듀스 101>의 후속 시즌으로, 보이 그룹의 오디션 리얼리티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50여 개의 기획사에 소속된 남자 연습생 101명이 경쟁하여 국민투표를 통해 선정된 11명이 최종 그룹으로 데뷔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개별 연습생 팬덤의 과도한 홍보 경쟁과 타 연습생 비방 등의 문제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팬 문화가 방송 콘텐츠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영향력을 갖게 됐음을 보여준다.

<프로듀스 101>은 게임의 육성 시뮬레이션 장르의 장점을 차용한 TV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전형적인 게이미피케이션 형태를 띠고 있다. 게이미피케이션이란 단순히 ‘게임’이 아니다. 이전까지 게임이라고 호명되지 않았던 다양한 콘텐츠를 게임과 유사한 방식으로 설계하거나 조직하는 것을 의미한다. <프로듀스 101>은 시청자들을 ‘국민 프로듀서’로 호명한다. ‘국민 프로듀서’는 11명의 아이돌 최종 멤버 선택과 데뷔 싱글의 프로듀싱을 시청자들의 ‘참여’를 통해 만들어나간다는 컨셉을 갖고 있다. 시청자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특정 연습생들을 육성하여 아이돌로 데뷔시키는 목표를 위해 충실히 ‘투표’하고 ‘동영상’을 시청하며 ‘서포트(홍보)’ 한다.

<프로듀스 101>은 시청자의 방송 콘텐츠 참여 수준을 텔레비전이라는 미디어 내부에 한정짓기 보다는 다른 미디어를 통해 확장시키며 더욱 적극적으로 ‘관여’하게 만드는 프로그램 형식을 보여준다.

<프로듀스 101> 콘텐츠는 기획자가 만들어 놓은 시스템 안에서 시청자들의 주체성과 자발적 참여를 바탕으로 완성된다. 제작진은 팬덤의 반응을 방송에 그대로 적용하는 등 팬의 미디어 수행 자체가 방송 콘텐츠의 소재가 되어 다시 유통된다.

네이버tv캐스트에 올라오는 일대일 직캠 영상이미지 확대보기
네이버tv캐스트에 올라오는 일대일 직캠 영상


현재 <프로듀스 101>에서 본 방송 이외에 웹에서 부가적으로 연습생별 <일대일직캠>을 제공한다. 이는 아이돌 팬들이 자신이 응원하는 아이돌 멤버들을 직접 촬영하여 유통시키는 팬-콘텐츠 포맷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프로듀스 101>은 방송 콘텐츠가 팬덤의 미디어 수행을 통해 다양한 경로로 확장되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팬-콘텐츠 향유 모델이다. 팬들은 자발적으로 자신이 응원하는 연습생들의 데뷔를 위해 콘텐츠를 제작한다. 그리고 SNS와 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유통시킨다. 이는 팬들 자신이 제작한 콘텐츠가 다시 방송 콘텐츠로 환원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는 ‘디지털 네이티브’의 미디어 수행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서브컬처로 상정됐던 팬 문화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주된 비즈니스 전략으로 자리 잡은 것을 보여주는 예다.

방송콘텐츠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비즈니스 전략으로 활용되는 팬 문화의 향유와 산업화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때문에 이를 참여문화로 인식하고 이해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한국의 팬문화는 디지털 환경을 바탕으로 자발적 콘텐츠 유통을 통해 한류 확산에 기여한 바 있다. 팬 문화 자체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 수출돼 엔터테인먼트 전략으로 산업화 된 경향이 있다.

팬들의 자발적 홍보와 마케팅 전략이라는 측면은 업계의 초기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팬들이 자신을 응원하는 아이돌을 위해 언제든 기획사와 방송사를 대상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결국, 기획사는 팬을 단순한 ‘소비자’로 상정해서는 안된다. 이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 이에 적절한 대응과 수렴을 해야 한다.

김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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