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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도광일 디엔디라인 부사장 "국산 특수효과, 할리우드에 뒤지지 않는다"

이지웅 기자

기사입력 : 2019-09-1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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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효과 장비 개발자 도광일, '도전정신'으로 업계 1위에 오르다 ②

[더파워=이지웅 기자] ​
# "국산 특수효과 기술력 할리우드 수준이지만, 아직 갈 길 멀다"
# 특수효과 업계는 '현장 대처 능력'과 '센스'가 중요
# "쉽고 안전하게 다룰 수 있는 특수효과 장비 계속 개발하고 싶다"


"특수효과(SFX) 기술력은 우리나라도 뛰어나기 때문에 자본만 확보된다면 할리우드 수준의 특수효과를 실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일본의 수출규제 이슈로 제조 분야에 대한 국산화 목소리가 거세다. 문화기술(CT, Cultural Technology)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한 편의 드라마·영화가 나오기 위해서는 카메라, 조명, 마이크, CG 작업에 필요한 각종 소프트웨어 등 수많은 장비들이 필요하다. 이런 장비들이 뒷받침될 때 상상 속 장면들을 현실감 있게 구현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국산 제품을 찾기가 쉽지 않다.

특수효과회사 디엔디라인(DnD LINe)은 발군이다. 디엔디라인은 자동차 폭파, 눈, 비, 바람, 화염 등 영상 속에 등장하는 특수효과를 만들어내는 일을 한다. 국내 드라마의 상당수의 작품을 디엔디라인이 해왔을 정도로 업계 선도기업으로 평가받는다.

무엇보다 디엔디라인이 주목받는 것은 특수효과 구현 기술과 더불어 장비 개발 능력을 동시에 갖췄다는 점이다. 특수효과 장비의 국산화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디엔디라인에서 특수효과 장비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도광일 부사장은 "특수효과 불모지였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할리우드 기술력에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기술력을 제외한 부분에서는 아직도 부족함 투성이"라고도 한다. 작은 시장 규모, 낮은 자본력, 체계적인 전문인력 교육과정의 부재 등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수두룩하다는 것이다.

'특수효과 장비 개발자 도광일, '도전정신'으로 업계 1위에 오르다' 인터뷰 두 번째 편은 도광일 디엔디라인 부사장이 경험한 국내·할리우드 특수효과 산업과 특수효과에 꿈을 가진 이들에게 전하는 이야기로 채워졌다.

도광일 디엔디라인 부사장 / 사진=디엔디라인이미지 확대보기
도광일 디엔디라인 부사장 / 사진=디엔디라인

Q.
국내 특수효과 회사들의 수준은 어떠한가?

대규모 자본과 인력이 있는 할리우드랑 비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기술력은 비슷해요. 하지만 할리우드는 제작 여건도 좋고 역사가 깊기 때문에 계속 발전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가장 큰 차이가 나는 부분은 역시 자본입니다. 비용적인 부분이 뒷받침돼야 그만큼의 효과를 구현하는 장비를 개발할 수 있죠.

기술력은 우리나라도 월등하기 때문에 자본만 확보된다면 할리우드 수준의 특수효과를 실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Q. 할리우드 이야기를 좀 더 해달라.

할리우드에 위치한 한 특수효과 회사를 방문한 적이 있어요. 영화 '분노의 질주' 등을 담당한 회사로 자동차 특수효과에 특화된 회사였습니다.

가장 놀라웠던 점은 3D 프린터로 플라스틱 차체를 만들어 자동차 특수효과를 구현한다는 점이었습니다. 플라스틱이기 때문에 제작 비용도 저렴하고, 무게가 가벼워서 적은 양의 폭발물로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었죠. 또한 화약을 적게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에 대한 부분도 확보할 수 있고요.

가장 인상 깊었던 만남은 영화 'ET' 등의 작품에서 특수효과를 담당했던 나이가 지긋하신 할아버지 엔지니어입니다. 기름때 묻은 손에 청바지를 입고 계셨죠. 긴 손톱도 인상적이었지만 손톱 밑에 까맣게 낀 기름때를 보며 장인의 아우라를 느꼈습니다.

당시 장비 개발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고민을 들은 할아버지 엔지니어는 즉석에서 그림을 그려가면서 해결책을 설명해줬습니다. 지금까지 일을 해오신 경력과 연륜이 느껴지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어요. "아 이분은 진짜 일을 즐기시고 계시는구나"라고 느끼며 존경스러웠죠.

궁극적으로 할리우드에서 느낀 점은 특수효과가 전반적인 영상 분야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마어마한 규모는 물론, 특수효과 구현을 위해 아주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치열하게 고민하는 현장이었죠.

우리나라는 아직 할리우드만큼의 특수효과 시장이 펼쳐지지 않았지만,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고, 해낼 거라고 생각합니다.

Q. 특수효과 일을 하려면, 기계에 대한 조예가 깊어야 할 것 같다. 실제로도 그런가?

특수효과 촬영을 위해 장비를 준비하고 있다. / 사진=디엔디라인이미지 확대보기
특수효과 촬영을 위해 장비를 준비하고 있다. / 사진=디엔디라인

아무래도 전에 없던 장비를 개발하거나, 다양한 특수효과를 구현해내려면 공학 지식이 필요할 수밖에 없죠. 처음에 일을 배울 때도 기계적인 이해가 있다면 장비의 특성을 빠르게 파악하고 응용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특수효과 업계는 연극영화과 학생들보다 기계공학과 등 공학 계열 학생들이 접근하기 수월합니다.

최근에는 한 대학교 자동차공학과 교수님과 협력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제가 교수님을 찾아가 제안을 드렸는데, 오히려 더 큰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임해주시고 계십니다.

교수님들의 전문지식과 우리의 현장 지식이 합쳐진다면, 세계적인 수준의 특수효과 장비 개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내년에는 이러한 프로젝트들을 활성화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고민 중이에요.

시간이 갈수록 SFX, VFX, 특수촬영 등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치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기술력 또한 전문화되며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디엔디라인이 큰 역할을 할 수 있게끔 열심히 달려 나가야죠.

Q. 그렇다면 따로 특수효과를 알려주는 교육과정은 있는가?

외부 교육기관에서 진행하는 커리큘럼은 아직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디엔디라인에 입사하면 가장 먼저 하는 것이 현장에 빠르게 투입될 수 있도록 일주일에서 한 달 정도 교육을 진행합니다.

불 효과, 물 효과, 와이어 효과 등 세분화해 해당 과목 교관인 실장님들이 전반적인 시스템과 장비 운용 방법에 대해서 실습과 함께 알려줍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장으로 투입해 미숙한 부분을 보충하고 때로는 응용하며 교육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인력이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할 수 있는 직업연계 교육프로그램도 기획 중입니다.

Q. 특수효과 업계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을 준비해야 하는가?

다른 방송 분야와 달리 특수효과는 매번 감독님들이 원하는 그림과 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현장 대처 능력'이나 '센스'가 필요해요.

9월 28일 첫 방송될 tvN 새 토일드라마 '날 녹여주오' / 사진=tvN이미지 확대보기
9월 28일 첫 방송될 tvN 새 토일드라마 '날 녹여주오' / 사진=tvN

현재 촬영 중인 tvN '날 녹여주오'의 경우 극 중 주인공이 물로켓을 등에 메고 하늘을 나는 장면을 연출해야 했는데, 해외 영상이나 자료들이 부족해 실제 물로켓을 구매해서 분해하고 연구해 알맞은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이렇듯 특수효과는 목적지는 있지만 가는 길을 스스로 개척해야 하기 때문에 호기심이나 탐구심이 높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물론 열정은 기본이고요. 일은 경험하면서 배우는 거니까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중요합니다.

Q. 개인적인 최종 목표는?

특수효과가 위험한 일이다 보니 현장에서 일하는 후배들이 안전하게 장비를 운용하며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죠.

제가 장비를 만들지만, 다른 직원들이 쉽고 안전하게 효과를 구현할 수 있도록 품질 높은 장비를 계속해서 개발하고 싶습니다.

고(故) 정주영 현대 회장님 말씀 중에 "이봐! 해보기나 했어?"라는 말을 항상 가슴 속에 지니고 다닙니다. 0에서 1로 가는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도전 정신', '실패란 없다'는 신념으로 후배들을 위해서 오늘도 정진 또 정진입니다. (끝)

이지웅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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