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성민 기자] 합의된 만남이나 신체접촉이었는데 상대방이 강제추행이나 강간 피해를 주장하며 신고하는 경우가 있다. 사실과 다른 신고라고 생각하면 즉시 무고죄로 맞고소하고 싶을 수 있지만, 성범죄무고대응에서 우선해야 할 것은 현재 자신에게 제기된 성범죄 혐의를 객관적인 자료로 반박하는 일이다.
무고죄의 법정형부터 가볍지 않다. 형법 제156조는 다른 사람에게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나 공무원에게 허위 사실을 신고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다만 신고 내용이 사실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과 신고자가 고의로 허위 사실을 만들어 신고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가령 A와 B가 서로 연락을 이어오다 만났고 이후 B가 A에게 원치 않는 신체접촉을 당했다고 신고했다고 가정해보자. A가 당시 접촉에 동의가 있었다고 주장한다면 단순히 두 사람이 연인관계였거나 만남 전후 친밀한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는 사실만으로 혐의가 곧바로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된 행위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경찰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두 사람이 만나게 된 경위와 이동 과정, 사건 당시 상황, 이후 헤어지게 된 과정까지 시간순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카카오톡과 문자메시지, 통화내역, CCTV, 차량 블랙박스, 카드결제 내역, 숙박시설 출입자료 등 객관적인 자료가 남아 있다면 가능한 범위에서 신속하게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의 진술 역시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핵심 행위에 관한 진술이 일관되는지, 객관적인 자료와 충돌하는 부분은 없는지, 사건 직후 행동과 연락내용은 어떠했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다만 사건 이후 평범하게 연락했다는 사정 하나만으로 성범죄 피해가 없었다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성범죄 사건에서 불송치나 불기소 처분을 받더라도 곧바로 상대방을 무고죄로 처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증거가 부족해 성범죄 혐의가 인정되지 않은 사건이라면 신고 내용 자체가 허위였다는 점까지 증명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무고죄를 문제 삼으려면 상대방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내용을 인식하면서도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했다는 점이 쟁점이 된다.
반대로 실제 존재하지 않았던 행위를 만들어냈다는 대화가 발견되거나 신고 내용과 객관적인 기록이 명백하게 배치되는 등 허위 신고를 뒷받침할 자료가 있다면 무고 고소를 검토할 여지가 있다. 이때는 신고 내용 전체를 막연히 거짓이라고 주장하기보다 어느 부분이 허위인지와 그 근거를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성범죄무고대응 과정에서 가장 피해야 할 행동 중 하나는 신고자에게 직접 연락해 고소 취소를 압박하거나 관련 자료를 삭제하는 것이다. 성범죄 혐의에 대한 방어와 무고죄 고소는 순서와 입증해야 할 사실이 서로 다르다. 억울한 신고를 받았다면 감정적인 맞대응보다 초기 진술과 객관적인 증거를 정리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무고죄 성립 여부까지 단계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법무법인 오현 이용 성범죄전문변호사
최성민 더파워 기자 Sungmin@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