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섭취자 39.4% “식사마다 챙기기 번거로워”…적정 섭취량 파악도 부담
닭가슴살은 ‘쉽게 질림’ 48.4%·단백질 음료는 가격 부담 35.4%
GLP-1 현재 사용자는 단백질 양 직접 계산·기록 비중 상대적으로 높아
신제품 기대는 보충제보다 일반 음료·두유·간편식 등 익숙한 일상식품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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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 이설아 기자] 고단백 식품 시장의 경쟁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단백질 함량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소비자를 붙잡기 어려워지고, 매 끼니 챙겨 먹어야 하는 번거로움과 쉽게 질리는 맛, 가격 부담을 얼마나 줄여주느냐가 새로운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전국 20~59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근 한 달 동안 단백질 섭취를 목적으로 식품이나 음료를 먹은 소비자 가운데 55.4%가 ‘식사마다 단백질이 포함되도록 챙긴다’고 답했다. 제품의 단백질 함량을 확인해 선택한다는 응답도 24.2%였다.
단백질을 일상적으로 관리하는 소비자가 늘었지만 정작 먹는 과정에서는 불편함이 적지 않았다. 단백질 섭취자 가운데 39.4%는 식사마다 단백질을 챙기는 일이 번거롭다고 답했다. 하루에 어느 정도를 먹어야 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응답도 33.6%였다.
단백질 섭취 자체를 잊는다는 응답은 28.0%, 필요한 양을 채우기 위해 먹어야 하는 전체 음식량이 부담스럽다는 응답은 25.4%였다. 어떤 음식이나 제품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된다는 응답도 24.2%에 달했다.
단백질 음료 역시 맛이 더 좋은 제품으로 바꿔 먹거나 여러 맛을 번갈아 선택하는 소비가 나타났다. 단백질을 먹는다는 목적은 유지하면서도 반복 섭취에서 오는 피로감을 줄이기 위해 소비자가 직접 맛과 섭취 방식을 바꾸고 있는 셈이다.
고단백 시장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르는 비만 치료제(GLP-1) 사용자에서는 이런 경향이 더욱 뚜렷했다. 아직 전체 제품 취식자 가운데 현재 GLP-1 사용자의 비중은 제품별로 3.7~7.2% 수준에 그치지만 단백질 음료와 분말형 단백질 쉐이크에서는 사용 경험자 비중이 각각 14.4%, 15.0%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GLP-1 현재 사용자는 비사용자보다 제품형 단백질을 더 적극적으로 선택하는 모습도 보였다. 단백질 음료 취식률은 현재 사용자가 49.2%로 미사용자 29.1%보다 높았고, 분말형 단백질 쉐이크 역시 현재 사용자가 52.5%로 미사용자 28.2%를 웃돌았다.
섭취 관리 방식에서도 차이가 컸다. GLP-1 현재 사용자 가운데 하루 동안 먹은 단백질 양을 직접 계산한다는 비율은 36.4%로 미경험자보다 29.0%포인트 높았다. 식단·건강관리 앱 등에 음식이나 단백질 섭취량을 기록한다는 응답도 29.5%로 미경험자보다 22.7%포인트 높았다.
반대로 관리가 꼼꼼한 만큼 부담도 컸다. 현재 사용자의 52.3%는 식사마다 단백질을 챙기는 것이 번거롭다고 답했고, 필요한 양을 먹기 위해 전체 섭취량이 많아지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응답도 43.2%에 달했다. 어떤 음식이나 제품을 먹어야 할지 고민된다는 응답 역시 34.1%였다.
이 같은 변화는 앞으로 나왔으면 하는 고단백 제품에서도 확인됐다. 소비자의 기대는 기존 보충제나 분말 제품보다 일상에서 이미 익숙하게 먹고 마시는 제품으로 향했다.
출시를 원하는 고단백 식품·음료로는 일반 음료가 12.1%로 가장 높았고 두유 8.7%, 닭가슴살·닭고기 6.1%, 간편식·식사류 5.7%, 우유 5.0% 순이었다. 과자·스낵과 두부·콩류, 밥·곡류·시리얼, 빵·베이커리 등 일상적인 식품군도 고르게 언급됐다.
소비자가 직접 제안한 제품 역시 같은 방향을 보여준다. 텁텁하지 않은 고단백 탄산음료나 차, 평소 식사에 곁들일 수 있는 단백질 소스, 두부와 달걀 등을 넣은 간편식처럼 기존 음식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단백질을 보강한 제품에 대한 기대가 나타났다.
구매 채널도 제품별 소비 방식에 따라 갈렸다. 두유와 닭가슴살, 분말형 단백질 쉐이크는 종합 온라인몰이 가장 높은 구매 비중을 차지한 반면 단백질 음료는 편의점 구매율이 47.9%로 종합 온라인몰 42.4%보다 높았다. 즉시 마시는 제품인 만큼 접근성과 편의성이 구매를 좌우하는 모습이다.
결국 고단백 시장의 다음 경쟁은 ‘몇 g의 단백질이 들어 있느냐’만으로 결정되기 어려워지고 있다. 소비자는 이미 단백질을 챙겨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일부는 매일 함량까지 계산하고 있다.
남은 문제는 얼마나 쉽게, 맛있게, 질리지 않게 먹을 수 있느냐다. 닭가슴살과 쉐이크로 대표되던 고단백 시장이 일반 음료와 두유, 간편식, 빵과 스낵 등 일상의 식탁으로 확장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단백 식품이 운동을 위한 보충제에서 일상적인 식품으로 이동할수록 시장의 승부처도 ‘고함량’에서 ‘지속해서 먹을 수 있는 경험’으로 바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