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초연 이후 4년 만에 3번째.. 대사 없이 54곡의 노래로만 진행
오랫동안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익숙했던 우리 관객에게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신선한 문화적 충격이었다. 2007년 국내 초연 이후 4년 만에 세 번째 선보이는 한국어 공연이 인기리에 공연 중에 있다.
대사 없이 54곡의 노래로만 진행되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프랑스 뮤지컬답게 섬세하면서도 역동적인 안무와 샹송풍 노래는 시각적으로는 화려함을, 청각적으로는 감성적 느낌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며 눈과 귀를 사로 잡는다.
무대가 열리면 음유시인 그랭그와르가 등장해 서곡 ‘대성당의 시대’를 멋들어지게 부르는 것을 시작으로 ‘벨’, ‘너의 집은 나의 집’, ‘아베 마리아’, ‘살리라’, ‘춤추어라 나의 에스메랄다’ 등의 아름다운 가사와 멜로디는 귀를 자극한다.
스토리는 그대로지만 배우들의 능력은 계속 진화한다. 노트르담 성당의 꼽추 종지기 콰지모도 역의 홍광호, 집시여인 에스메랄다 역의 윤공주, 에스메랄다를 탐내다 파멸한 성직자 프롤로 역의 최민철 등 주역배우 7명의 가창력과 연기가 빼어나다.
‘꿀성대’ 홍광호가 선보인 콰지모도의 애절함은 더했다. 홍광호의 또 다른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관객들은 그의 매력에 눈은 돌릴 수 없었고 감성은 일렁였다.
에스메랄다를 맡은 가수 윤공주는 제몫을 다했다. 그녀의 노래 실력은 여전했다. 시인 그랭구와르를 맡은 마이클 리는 넓은 음역대를 오가는 섬세한 보컬로 우아함을 더했다. 프롤로 역의 최민철은 이성적인 목소리로 신부와 인간 사이의 갈등을 차갑게 연기했다. 근위대장 페뷔스 역의 김성민도 고음의 넘버들을 무리 없이 소화했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가수와 무용수의 역할을 분리한 독특한 특징으로 강렬한 인상은 준다. 무대는 종과 석상 등 대형 세트를 이용해 간결하게 꾸미다 보니 때로 한구석이 텅 비어 보이기도 하지만 현대무용과 아크로바틱, 브레이크 댄스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무용수들의 역동적인 춤이 그 공간을 채운다.
숙련된 무용수들은 드넓은 무대 위를 휘저으면서 뛰고 구르며 ‘광란의 축제’를 벌였고 노트르담 성당의 벽을 기어오르고 거대한 종의추로 매달리면서 또 다른 무대세트로 변신했다.
감각적인 조명과 거대한 노트르담 성당에서 순간적으로 사선의 감옥 등으로 바뀌는 석조 구조물을 비롯한 인상적인 무대세트도 프랑스 특유의 순도 높은 무대예술을 엿보게 했다.
한국어로 만끽하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은 2시간 30분 동안 보통 이상의 감동을 선사했다.
빅토르 위고의 원작인 ‘노트르담 드 파리’는 11월 17일까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