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 해명에도 끊이질 않는 의혹.."천벌 받을 것" 공방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 희생자 분향소에서 위로한 할머니에 대해 논란이 일자 ‘박근혜 할머니’ 당사자가 직접 입장을 설명했다.
오모(74)씨는 일부 언론과의 통화에서 자신은 유가족이 아니라 안산 화랑유원지 근처에 사는 주민이라고 신분을 밝혔다.
오씨는 "평소 자주 운동 다니는 화랑유원지에 분향소가 설치됐다는 소식을 듣고 조문하러 갔다"며 "처음에 출구를 잘못 찾았다가 다른 출구 쪽에 사람들이 들어가기에 따라 들어갔다가 박 대통령을 만났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유가족이냐고 물어 '아니다'라고 짧게 대답했을 뿐 특별한 말이 오고 간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오씨는 '박사모' 회원설에 대해서도 "최근 10년 내 어떠한 정치행사에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할머니를 부축하던 사람은 경호원이 아닌 안산시와 계약한 상조업체 '좋은상조' 소속 장례지도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29일 안산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 제2주차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한 할머니를 위로했고, 이 장면은 일부 매체들에 의해 “박근혜 대통령이 유족으로 보이는 조문객을 위로하고 있다” 는 내용으로 보도됐다.
이에 대해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30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대통령이 어제 세월호 분향소를 방문해 할머니 한분을 위로하는 사진에 대해 연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건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며 민 대변인은 "만일 연출했다면 연출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지 않을 것도 아니고, 연출을 해서 득 될 게 아무 것도 없다"고 연출 의혹을 강하게 부인한 바 있다.
한편 서기호 정의당 의원이 '조문 연출' 논란과 관련, "설령 사전 계획된 게 아니라 해도, 현장 섭외가 사실로 최종 확정될 경우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는 유가족과 온 국민을 농락한 쇼 행각을 벌인 데에 구천에 떠도는 영혼들로부터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판사 출신인 서기호 의원은 30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노컷뉴스>가 '조문 연출'이 사실이라 보도했네요"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 의원은 이어 "오늘 하루종일 거짓말을 한 청와대 대변인을 비롯해서 연출 관련자들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문책이 따라야 한다"며 "진정성 있는 사과와 조문은 팽개치고, 가짜 사과와 가식적 조문, 연출까지...정말 인간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 질타했다.
서 의원 외에도 SNS에는 '조문 연출'을 질타하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조문 연출 보도를 접한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비극 속의 희극.... 어처구니가 없습니다"라며 "이러다가 우울증 걸리겠네요. 나만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증세를 겪는 듯.... 이걸 '대리외상증후군'이라고 한답니다"라고 힐난했다.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은 "이번 분향소 논란의 핵심은 유족도 없이 조문객이 조문객을 위로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우용 역사학자도 "비통해 하고 분노하는 유족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조문객이 다른 조문객을 위로했다는 희한한 사실 하나만은 확실하군요"고 개탄했다.
민변의 이재화 변호사는 "헐! 말문이 막힌다. 일반조문객인지 유가족인지 확인도 하지 않고 CF 촬영?"이라고 비꼬았다.
이에 새누리당은 1일 서기호 정의당 의원이 '조문 연출'을 비판하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 "그야말로 서 의원이 '천벌 받을 막말'을 퍼부었다"고 발끈했다.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사고 희생자 합동 분향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놓고 '조문 연출'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이 일부 언론과 SNS 상에서 떠돌고 있다"고 '조문 연출' 논란을 유언비어로 규정한 뒤, "온 국민을 비탄에 빠트리고 있는 대형 참사를 앞에 두고 사회의 지도층인 분들이 앞장서서 국민을 하나로 모으려 노력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국민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작금의 현실이 서글프기 그지없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