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바이에른주범죄수사국(LKA)가 VR기술로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그대로 재현해 나치 전범 기소와 처벌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나치 정권이 유대인 등을 포함한 포로 수 백만명을 학살하며 '홀로코스트'를 자행한 강제 수용소다. 이제 VR 헤드셋만 쓰면 실제 아우슈비츠 수용소 곳곳을 확인할 수 있어 묵비권을 행사하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발뺌하는 전범들을 처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아우슈비츠 수용소 VR이미지가 지난 6월 아우슈비츠 경비병 출신 '라인홀트 한닝'을 나치 전범으로 기소하고 처벌하는데 유용하게 쓰였다. 17만명의 학살을 방조한 죄로 기소된 그는 자신은 감시탑에서 근무해 학살 과정을 보지 못했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또 당시 수용소 수감자들도 학살 과정을 기억해내지 못해 처벌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독일법원은 VR이미지를 기반으로 한닝의 거짓진술과 혐의를 입증해 그에게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 범죄수사국의 옌스 로멜 수석 검사는 "VR 기술은 멀리 떨어져 있거나 시간이 오래 지나 사라진 범죄 현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보기아우슈비츠 수용소 입구. “노동이 그대를 자유케 하리라”(ARBEIT MACHT FREI)라는 문구가 있다. (ⓒwikipedia)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VR로 제작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전쟁 막바지에 나치친위대(SS)가 수용소 시설은 물론 관련 자료까지 모두 없애버려, 참고할만한 기록이 풍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우슈비츠 기록 보관소에서 전체 수용소 설계도를 찾아내 모든 시설을 복원할 수 있었다. 복원과정에서 아우슈비츠 수용소 VR 복원 프로젝트를 추진한 디지털 이미지 전문가 랄프 브레커는 "아우슈비츠에서 5일 동안 레이저로 수용소 건물을 정밀 촬영했고, 6개월에 걸쳐 모든 이미지를 VR 기술로 완성했다"라고 말했다.
브레커는 "전쟁이 끝나고 70년이나 지났는데 전범을 처벌하는 것이 의미가 있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라며 "그러나 이러한 범죄는 국가에 의해 자행된 것이기에 법적인 기소와 처벌이 아주 중요하며, 이를 위해 VR 기술을 동원했다"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