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가 혼란기를 겪고 있는 VR시장에 해법을 제시하게 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 IT기업 텐센트는 지난 30일 파이낸셜 타임즈를 통해 VR(가상현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고 밝혔다.
외신들에 따르면 텐센트는 오큘러스의 ‘오큘러스 리프트’와 같은 PC기반 VR HMD와 ‘기어VR’과 같은 모바일 기반 VR HMD를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 자사의 VR사업 로드맵을 발표한 후 약 1년 만의 일이다.
텐센트가 VR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중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이 없어 침체기를 겪을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여전히 VR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증권계 기업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작년 전 세계 VR HMD 판매량의 3분의 1을 중국이 차지한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IT 자문기업인 디지캐피털에 따르면 2021년이면 아시아가 전 세계의 VR HMD시장 매출의 4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현재 가장 대중적인 VR HMD라고 할 수 있는 오큘러스 리프트의 경우 중국 정부의 페이스북 차단으로 인해 판매되지 않고 있다. 그 빈 자리는 중소 VR 개발사들이 메우고 있지만, 알리바바와 협업을 통해 판매되고 있는 HTC의 바이브를 제외하면 대중성이 떨어진다. 시장을 이끌고 있는 이렇다 할 기업이 없는 셈이다.
텐센트가 VR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면 판도는 뒤바뀔 수 있다. 텐센트는 중국에서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다져온 데다 자사 메신저인 위챗과 모바일 게임을 통해 수많은 유저들을 이미 확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특히 게임 플랫폼 사업과 연계될 경우 큰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텐센트가 게임 부문에서 글로벌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자사의 게임 인프라와 VR이 연계되면 그 파급력은 막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기존의 중소 VR 개발사들과의 합병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디지캐피털의 팀 머릴 전무는 “현재 중국 내 난립한 수많은 VR 개발사들은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향후 12개월에서 18개월 사이에 통폐합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텐센트 VR HMD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텐센트는 향후 4차산업과 연관이 깊은 VR과 LBS(위치기반서비스)를 성장 동력으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텐센트의 VR사업은 기기 개발을 비롯해 게임, 동영상, 방송에 접목해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중국의 VR시장은 빠르게 하강하는 롤러코스터와 같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던 VR시장은 관련 기업들이 최근 줄줄이 파산하면서 거품론이 붉어지고 있다. 중국 전역에 퍼진 VR방은 기대와 달리 수익을 거의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침체기에서 텐센트의 시장 진출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