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조내규 인턴기자] JTBC 뉴스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엔딩곡이 종종 화제를 낳고 있다. 뉴스룸의 메인 앵커인 손석희가 보도 내용과 관련된 의미심장한 엔딩곡을 직접 선정한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SBS 8 뉴스, MBC 뉴스데스크와 같은 타사의 뉴스 프로그램은 항상 동일한 시그널 음악이 엔딩곡으로 사용된다. 이에 반해 매번 선곡이 달라지는 JTBC 뉴스룸의 엔딩곡은 기대감을 주는 매력 요소다.
올해 4월 19일은 다른 해보다 더 무게감이 느껴졌다. 촛불 집회로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된 후, 5월 대선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JTBC 뉴스룸 2부 오프닝에서 앵커는 “5월 대선이라 더 뜻깊은 4·19”이라고 언급했다. 부정 선거에 대항했던 4·19 혁명과 국민들의 힘으로 이끌어낸 탄핵, 5월 대선이 민주주의의 가치 아래에 일맥상통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날의 엔딩곡은 4·19 혁명과 촛불 집회를 향한 헌정곡이다. 엔딩곡으로 선정된 <쇼팽 연습곡 '혁명'>은 폴란드에서 러시아의 지배에 대항한 11월 혁명이 일어났을 때, 쇼팽(Frederic Chopin)이 혁명에 대한 감정을 담아 쓴 곡으로 알려졌다. 이 곡이 엔딩곡으로 선정된 배경에는 민주주의와 혁명을 향한 찬사의 메시지가 드러난다. 11월 혁명과 4·19 혁명, 촛불 집회는 부당한 권력에 대항한 혁명이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 8월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역사적 비극이 재조명되는 시기였다. 광주 민주화 운동을 그린 영화 <택시운전사>의 흥행이 한 몫 했다. JTBC는 8월 21, 22일에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의 계엄군에 대한 추가 증언을 보도했다. 증언에 따르면 당시 공군 편대가 광주 시민을 공격하기 위해 폭탄과 기관포를 장착한 채 대기 중이었다는 것이다.
이날 엔딩곡은 영화 <플래툰>의 OST인 사뮤엘 바버(Samuel Barber)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가 선정됐다. 이는 같은 국민에게 총성을 퍼부어야 했던 광주 민주화 운동의 비극을 잊지 말자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1986년 작 <플래툰>은 베트남 전쟁 중 미군들이 서로 분쟁을 일으켜 서로에게 총구를 들이대고 살육을 벌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손석희는 앵커 브리핑에서 “광주의 비극은 단지 영화 속 장면이 아니라, 우리가 몸으로 겪어내야 했던 비극의 현대사”라고 말했다.
11월 14일 JTBC는 명성교회 김하나 담임 목사가 아버지로부터 담임목사직을 세습 받은 사건에 대해 집중 보도했다. 뉴스룸 2부 앵커 브리핑에서 손석희는 1517년 종교개혁을 언급했다. 교인 수 10만 명 규모의 초대형 교회인 명성교회의 세습 사건을 구교의 부패로 비유했다. 명성교회와 같은 대형 교회의 목사직 세습은 한국 교회의 위기를 대표한다는 의미심장한 저의가 깔려있다.
손석희는 한국 교회가 위기를 극복하기 바란다는 메시지를 엔딩곡에 담았다. 이날 뉴스룸의 엔딩곡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 2악장>이었다. 이 협주곡은 작곡가인 라흐마니노프(Sergei Rachmaninoff)가 약 3년간의 엄청난 슬럼프와 우울증을 극복하고 발표한 곡으로 유명하다. 종교 개혁으로 교회의 병폐를 변화시킨 500년 전처럼 한국 교회가 맞닥뜨린 위기를 극복해내길 바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손석희는 앵커 브리핑에서 “종교 개혁 500년 만에 또다시 개혁이 일어나야 한다면 그것은 이 땅이어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