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는 플라스틱으로 된 사람 모형을 오브제로 가져와 독립된 상황에서 오는 개인의 적막함을 이야기한다. 작업에 사용된 모든 플라스틱 상품은 원본이 없는 공산품이다. 현실에 존재하는 구체적인 대상을 나타낸 것이 아닌 타인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을 표현한 것이다.
전시 작품에서 느껴지는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적당히 미지근한 온도의 색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냉소적이며 폐쇄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길을 걷다 마주치는 수많은 낯선 타인의 형상은 강직하고 차갑게 굳어버린 플라스틱 오브제와 닮아있다. 이는 현시대적 단면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며, 동시에 소통의 부재와 근원적 고독으로 점철된 현대인들에게 삶의 방향과 가치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에 관한 물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