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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할 수 없는 투명함' 전, 다양한 개체 섞은 혼성 공간 선봬

이민우 기자

기사입력 : 2019-07-0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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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예은, '라비하마하마hyun추추happyj33아토마우스에뽄쑤기제트블랙병뚱껑...' /사진=대안공간루프이미지 확대보기
민예은, '라비하마하마hyun추추happyj33아토마우스에뽄쑤기제트블랙병뚱껑...' /사진=대안공간루프
[더파워=이민우 기자] 민예은 개인전 '예측할 수 없는 투명함 Unpredictable invisibility'이 문화적 개체들을 서로 뒤섞은 혼성의 공간을 오는 21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공간과 시간에 주목한다. 달, 집의 안과 밖, 유골함 같은 특정 공간과 오브제에 남겨진 의미와 형태를 놀이한다. ​민예은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개인의 물건들을 끌어모았다. 그는 다양한 채널로 수집한 물건을 나열해 익명 가상 공간을 창조했다. 나열되고 뒤섞인 각각의 개체는 분할되고 재생산돼 예측할 수 없는 또 다른 관계를 낳는다. 다양한 삶과 생명을 뒤섞은 혼성의 공간은 흐릿하고 모호하지만, 예술 언어로 재탄생된 적절한 문화적 공유 지점의 역할까지 맡는다.

작품 '라비하마하마hyun추추happyj33아토마우스에뽄쑤기제트블랙병뚱껑...'는 집이란 거주 공간의 개념을 4차원의 관계로 비틀었다. 그리고 이를 해체해 천장으로만 이뤄진 공간의 조각을 전시장 천장에 배치했다. 해당 공간에는 집의 천장임을 암시하는 벽지, 조명 등과 수집된 물건이 안을 채우고 있다. 결국 공간은 불특정 다수의 경험으로 재생산됐고, 다시금 관람객에 의해 조정돼 모든 것을 뒤섞은 혼성의 공간으로 재창조됐다. 마치 암호같은 작품의 제목은 물건의 주인들이 커뮤니티에서 사용했던 인터넷 아이디의 조합이다.
민예은, '삭' /사진=대안공간루프이미지 확대보기
민예은, '삭' /사진=대안공간루프

'삭'은 시각적으로 지구와 달, 해의 시간 흐름과 관계를 표현한 작품이다. 작품명 삭은 '태양과 지구 사이에 달이 들어가 일직선을 이루는 때'란 뜻이다. 이는 단순한 물리적인 크기에만 종속되지 않고, 상호 간 관계에 의해 나타나는 시각 현상이다. 폭발할 듯 압축되어있는 4개의 '삭'은 은유적으로 관계의 상호 작용을 설명한다.

이밖에 작품 '트랜스-마이그레이션Trans-migration'은 유골함에서 본 죽음과 장례의 과정, 삶의 이야기들을 역설적으로 이야기한다. '단일슬릿'은 가구를 갈아내 생긴 가루가 흩어지는 순간을 포착했다. 이 작품들은 작가의 의도에 따라 제도화되지 않은 가상의 공간을 설계해 제시한다.

◇ 작가 소개 : 민예은

민예은은 프랑스와 한국이라는 이질적 문화에서 오는 모순, 불편함, 분산, 간섭 등의 개념을 설치 작업으로 풀이한다. 프랑스에서 오랜 시간 유학생활을 경험한 작가는 서로 다른 문화에서 오는 현대인들의 불편함과 부조화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어디에도 진정으로 소속되지 못하는 현대인은 극적인 소외를 경험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의지를 다해 소속되기를 거부한다. 경계인으로서의 현대인은 공동체적 정주와 개인, 소속과 소외 사이에서 갈등하고 배회한다.

작가는 개인의 사적 경험에서 비롯된 문화적 이질감과 그로 인한 ‘혼성성’에 주목한다. 언어와 문화적 작용에 의한 사고의 혼성은 작가의 주된 주제인 ‘생각의 혼혈’이라는 큰 틀에서 재해석된다. 공간, 시간, 언어, 관계, 재료, 물질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개체가 서로 관계를 맺고 영향을 주면서 위계질서가 아닌 수평한 구조를 형성한다. 예측 불가능한, 불확실한, 모호한, 우연한 관계와 변화들은 혼성화를 통해 사회적 언어와 적절한 문화적 공유 구역을 생성하여 기존의 사회적 프레임을 흐릿하게 만든다. 작가가 만들어낸 새로운 구역은 사회가 정의 내린 국가, 인종, 민족, 규칙, 의무에서 벗어나 안과 밖이 바뀐듯한 모호한 형태로 제시된다.

이민우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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