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라이제이션 전략으로 세계 진출... 올해 미국 진출 통해 '바이든 효과' 수혜 기대
정부, 2030년까지 원전 6기급 세계 최대 해상풍력단지 조성... 국내서 새로운 기회 모색 중
[더파워=이지웅 기자]
2020년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며 일상생활 및 산업 전반에 거대한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한국형 뉴딜 정책’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정책과 엮인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더파워뉴스가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한국형 뉴딜 정책 수혜주를 살펴본다.
지난 2006년 8월 설립된 씨에스윈드는 풍력발전용 설비 제조업체로 2014년 코스피에 상장했다.
이 회사는 전 세계 풍력 타워 제조시장 점유율 16%를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1위 업체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중국, 영국, 터키, 대만 등에 해외 생산 법인을 두고 전 세계 각지의 풍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글로벌 풍력 터빈업체인 베스타스, 지멘스가메사(SGRE), 제너럴일렉트릭(GE) 등이다.
씨에스윈드는 터빈용 베어링을 만드는 씨에스베어링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씨에스베어링 역시 GE 등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2019년 코스닥 상장했다.
씨에스윈드 주력 제품은 풍력 발전 설비의 축인 풍력 타워다. 풍력 발전 설비는 바람개비 역할을 하는 블레이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기, 이들을 지탱하는 철 구조물 기둥인 풍력 타워로 구성된다. 육상 타워의 높이는 약 80~120m이고, 해상 타원의 경우는 그 이상이다. 무게는 수백 톤에 달한다. 지난해에만 1만1000여개 풍력 타워를 전 세계에 납품했다.
풍력 타워는 거친 바람 속에서 수백 톤에 달하는 블레이드와 발전기를 지탱해야 하는 만큼 구조적인 안정성이 중요하다. 또 여러 개의 원통 섹션을 용접으로 이어붙이기 때문에 정밀한 용접기술이 필요하며, 바람, 파도, 염분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한 부식을 막을 도장기술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씨에스윈드는 최고의 품질을 만들기 위해 ISO 세계품질규격 제정위원에게 직원 교육을 맡기고 용접 공학 박사 출신을 회사 고문으로 영입했다. 이외에도 전 세계 법인 직원들에게 동일한 수준의 숙련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글로벌품질관리시스템(QMS)도 도입했다.
안정성과 유지력을 겸비한 풍력 타워를 내세운 씨에스윈드는 일찌감치 생산 거점을 전 세계로 넓혔다. 풍력 발전 불모지와 다름없던 국내를 넘어 세계를 바라본 글로컬라이제이션(Gloccalization) 전략을 통해서다. 이 전략은 글로벌 전략과 현지화 전략으로 나뉜다.
먼저 북미와 유럽 등에 수출하기 위해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에 공장을 설립한 것은 글로벌 전략의 일환이다. 급변하는 시장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 예로 미국 정부가 베트남산 타워에 반덤핑관세를 부과했을 당시 말레이시아 공장을 통해 미국 시장에 납품해 위기를 넘긴 바 있다.
또 현지화 전략은 대만, 영국 등과 같이 풍력단지 개발에 매진하는 국가에 공장을 세우거나 기업을 인수하는 등 현지에 직접 진출하는 것이다. 현지에서 나오는 세부적인 목소리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 생산 유발 등 파급효과를 일으키는 등 다방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씨에스윈드의 글로벌 매출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가장 기대되는 사업은 ‘미국 진출’이다. 씨에스윈드는 그동안 말레이시아 생산법인을 통해 미국에 제품을 납품했지만 본격적으로 미국에 진출해 ‘바이든 효과’를 누리겠다는 계획이다. 미국이 자국 내 일자리 창출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만큼 바이든 정부의 입맛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씨에스윈드는 미 동부 연안에는 해상풍력 타워공장을, 대규모 풍력 발전 단지가 조성된 중부지역에는 육상풍력 타워공장을 짓는다. 이를 통해 씨에스윈드의 미국 매출은 2019년 2434억원에서 2025년 1조5600억원으로 약 6~7배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국내 해상풍력발전사업에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정부가 10년 안에 해상풍력발전용량을 기존 124.5MW에서 12GW까지 100배 늘려야 하는 만큼 씨에스윈드는 국내 해상풍력발전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 중이다.
앞서 지난해 7월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한국형 그린 뉴딜’에 2030년까지 세계 5대 해상풍력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는 향후 10년 동안 48조원을 투입해 전남 신안 앞바다에 원전 6기 발전량에 해당하는 8.2GW 생산능력을 갖춘 세계 최대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사업에 해상풍력 제조업체로 씨에스윈드가 참여해 시장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최근 3년간 씨에스윈드의 실적은 큰 폭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2018년 5135억원을 기록했던 매출은 2019년 7969억원, 2020년 9729억원으로 3년 사이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2018년 325억원에서 2019년 608억원으로 증가했고, 작년에는 전년 대비 62.8% 증가한 979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꾸준히 상승했다. 2018년 51억원에 머물던 당기순이익은 2019년 285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2020년에는 전년 대비 12% 상승한 388억원의 성과를 달성했다.
씨에스윈드 주가는 지난해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과 활발한 수주 성과에 힘입어 급속도로 치솟았다.
3~4만원대를 유지하던 주가는 작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의 그린 뉴딜 선언과 함께 5만원대로 올라서더니 같은 해 8월 말 10만원을 돌파하는 등 급격하게 치솟았다. 이후 공급계약, 업무협약 등에 힘입어 소폭 상승세를 보이다 지난해 11월 들어 12만원대에 안착했다.
씨에스윈드는 작년 11월 20일 미국 공장 구축 등을 위한 자금 조달을 위해 3503억6000만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올해 1월 신주 380만주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또한 같은 날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100% 무상증자도 결정했다.
유·무상증자 발표 이후 씨에스윈드의 주가는 잠시 횡보했지만 12월 들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35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 달성을 공약으로 내걸자 주가는 순식간에 치솟으며 17만원 선을 돌파했다.
한동안 16~17만원 선에서 엎치락뒤치락 하던 주가는 지난달 8일 무상증자 후 권리락이 발생해 16만9500원에서 8만9600원으로 조정됐고 증시 침체로 조금씩 하락해 9일 현재는 6만원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이지웅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