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설아 기자] 국내 밀가루 가격을 좌우해 온 대형 제분사들이 6년 동안 가격과 물량을 짜고 팔아온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심판대에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밀가루 담합 사건과 관련해 대선제분,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삼양사, 삼화제분, 씨제이제일제당, 한탑 등 7개 밀가루 제조·판매 사업자에게 심사보고서를 송부했다고 20일 밝혔다.
공정위 사무처는 민생 물가 안정을 위해 추진한 담합 근절 조치의 하나로 2025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약 4개월 반 동안 밀가루 담합 혐의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국내 밀가루 B2B(기업 간 거래) 판매시장, 즉 라면·제빵·제과업체 등 대형 수요처와의 직거래와 중소형 수요처에 대한 대리점 간접거래를 포함한 시장에서 2024년 기준 88% 점유율을 차지하는 이들 7개사가 2019년 1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약 6년간 반복적으로 판매가격과 물량을 나눠 가진 것으로 심사관은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담합의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은 5조8천억원 규모로 산정됐다.
심사관은 이 같은 행위가 공정거래법 제40조 1항 1호의 가격담합, 3호의 물량배분 담합에 해당하는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보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조치 의견을 제시했다. 공정위는 관련 법령에 따라 담합으로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월 이 사건과 관련해 7개 법인과 임직원 14명에 대한 고발을 요청했고, 공정위는 이들에 대해 이미 고발 조치를 마쳤다.
이번에 송부된 심사보고서는 공정위 심사관이 조사 과정에서 파악한 사실관계, 위법성 판단과 조치 의견을 정리한 문서로, 위원회의 최종 결정을 구속하지는 않는다. 향후에는 독립된 위원회가 심의 절차를 통해 과징금 수준과 추가 제재 여부 등을 최종 확정하게 된다.
피심인으로 지목된 7개사는 심사보고서를 받은 날로부터 8주 이내에 서면 의견을 제출하고 증거자료 열람·복사를 신청하는 등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다. 공정위는 밀가루 가격이 라면·빵·과자 등 서민 식탁 물가와 직결된다는 점을 고려해, 피심인 방어권 보장 절차가 끝나는 대로 최대한 신속히 전원회의를 열어 제재 수위를 최종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공정위는 “담합은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질서를 훼손하는 대표적인 불공정행위이자 민생을 위협하는 ‘암적 존재’”라며 “특히 서민 생활과 직결된 분야에서의 담합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고 신속하게 법 집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관계 부처와 협력해 민생경제 회복과 물가 안정 효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담합·불공정행위 근절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이설아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