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 21곳 감사와 간담회…최근 검사 결과·내부통제 유의사항 공유
허위·부실 상품설명서·개인 휴대폰 이용 영업 등 고질적 위법행위 지적
신용공여 자기자본 90% 이내 자율관리…특정 종목 15% 초과 시 축소
최근 개인정보 해킹사고 관련 IT보안·점검체계 전면 재점검도 당부
[더파워 이경호 기자] 금융감독원이 증권사의 허위·부실 상품설명과 개인 휴대폰을 이용한 영업 등 기본적인 내부통제 위반이 반복되고 있다며 사전예방적 내부감사 강화를 주문했다. 대표이사 등 경영진에도 내부감사를 단순한 비용으로 보지 말고 인적·물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7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주요 증권사 21곳의 감사를 대상으로 '투자자 중심 내부감사기능 강화를 위한 증권사 감사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 10곳과 중형 증권사 11곳이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최근 주요 검사 결과와 내부통제 유의사항을 공유하고 증권사의 자체 점검과 내부통제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금감원은 상품 설계·제조 관련 컨설팅 검사와 증권사 유동성공급자(LP) 업무 과정의 주식대차 영업행위 검사 결과 등을 업계에 안내했다.
서재완 금감원 금융투자부문 부원장보는 최근 증권업계가 역대급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그 기반에는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가 자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증권사의 현재 내부통제 수준이 이 같은 기대에 부응할 만큼 충분한 신뢰를 주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고민과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객에게 제공하는 상품설명서에 허위·부실 정보를 기재하거나 영업 과정에서 개인 휴대폰을 사용해 투자 권유 기록조차 남기지 않는 사례를 문제로 들었다.
서 부원장보는 이처럼 "기본조차 안 지키는" 고질적인 위법행위가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증권사들이 내놓은 투자자 보호 선언과 서약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이행을 주문했다.
서 부원장보는 고객에게 약속한 투자자 보호 선언과 서약이 더 이상 "임시방편적인 구호"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감사조직이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에서 투자자 보호 프로세스가 실제로 제대로 작동하는지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사의 역할도 문제가 발생한 뒤 책임을 확인하는 방식에서 사전에 위험을 막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증권사 감사조직이 "사후약방문식 감사"가 아닌 "사전예방적" 감사를 통해 투자자 보호에 나서야 한다며 대표이사 등 경영진도 내부감사를 비용으로만 인식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감사조직이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인력과 예산 등 필요한 자원을 제공하고 감사 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다.
금감원도 증권사의 자율적인 내부감사와 감독당국의 검사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소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내부통제 컨설팅 검사와 내부감사협의제 등을 활용해 회사와 감독당국 간 협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 금융권에서 잇따른 개인정보 해킹사고에 대한 경고도 나왔다.
금감원은 각 증권사가 비상한 경각심을 갖고 IT보안과 점검체계를 전면적으로 다시 살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해킹 등 사고가 발생할 경우 투자자 피해 가능성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필요하면 즉시 보호조치를 시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용융자 관련 리스크 관리도 주요 논의 대상에 올랐다.
금감원은 최근 도입된 '신용융자 자율관리 강화방안'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증권사가 투자자 안내 등을 철저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강화방안은 증권사의 신용공여 취급 규모를 자기자본의 100%에서 90% 이내로 자율 관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정 종목에 대한 신용융자 비중이 해당 증권사 전체 신용융자 총액의 15%를 넘을 경우에는 증권사가 해당 종목의 신용융자를 자율적으로 줄이도록 했다.
증시 상황에 따라 신용융자가 특정 종목에 과도하게 집중되는 것을 막고 증권사와 투자자의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다.
금감원은 허위·과장광고 근절을 위해 마련한 '광고업무 종합개선안'의 후속조치가 각 증권사에서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도 감사조직이 점검해달라고 당부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증권사 감사들도 투자자 중심의 시각에서 사전예방적 감사를 강화할 필요성에 공감했다.
증권사들은 영업 과정 전반에서 투자자 보호와 리스크 관리 체계가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지 다시 점검하고, 자체 감사뿐 아니라 금감원의 컨설팅 검사 등을 통해 감독당국과 소통하면서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감원은 앞으로도 금융투자회사의 사전예방적 내부감사 기능과 감사 역량을 강화하도록 지원하고 업계와의 소통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