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 3분기 지배순익 1조630억원 전망…전년比 44.9% 감소
시장 기대치도 약 30% 하회…거래대금 감소·금리 상승에 브로커리지·트레이딩 동반 둔화
키움 8.5%·NH 8.2%·삼성 8.1% 기대배당수익률…한국금융지주도 6%
KRX 증권지수 6개월간 41.5% 하락…낮아진 밸류에이션과 배당이 연말 변수
[더파워 이경호 기자]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에 급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국내 증시 거래대금 감소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줄어든 데다 금리 상승으로 채권 평가손실까지 겹치면서 주요 증권사의 합산 순이익이 전년보다 4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시장의 시선은 실적보다 배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주가가 이미 큰 폭으로 조정받은 상황에서 키움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성증권의 기대배당수익률이 8%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말 배당 시즌이 증권주의 새로운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삼성증권·한국금융지주 등 주요 5개사의 3분기 연결 지배주주순이익은 총 1조630억원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44.9%, 전분기 대비로는 76.6% 감소한 수준이다.
시장 기대치와 비교해도 부진하다. 같은 기간 시장 컨센서스는 약 1조5221억원으로, 실제 전망치는 이를 약 30% 밑돈다.
2분기까지 증권사 실적을 끌어올렸던 높은 거래대금과 투자손익 효과가 3분기 들어 빠르게 약해진 영향이 크다.
특히 브로커리지 감소폭이 두드러진다. 삼성증권의 3분기 브로커리지 수수료손익은 전분기 대비 39.7%, 키움증권은 38.2%, NH투자증권은 39.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금융지주도 브로커리지 수익이 전분기 대비 41.6% 줄어들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37.6% 감소가 예상된다.
자산관리(WM) 부문도 비슷하다. 삼성증권의 WM 수수료손익은 전분기 대비 31.7%, NH투자증권은 25.0%, 한국금융지주는 61.4%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금리 상승은 트레이딩 부문까지 압박하고 있다.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평가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의 운용 및 기타손익은 전분기 대비 32.3%, NH투자증권은 36.9%, 한국금융지주는 20.1% 감소할 전망이다. 키움증권도 49.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별 실적은 엇갈린다. 삼성증권의 3분기 연결 지배주주순이익은 36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9% 증가하지만 전분기보다는 26.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수수료 감소, 금리 상승에 따른 트레이딩 손익 둔화가 부담이다.
키움증권은 33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할 전망이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50.2% 감소한다. 유가증권 관련 평가손실 가능성이 있지만 ETF 유동성공급자(LP) 관련 수익이 예상보다 양호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NH투자증권의 지배주주순이익은 33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전분기 대비로는 30.7% 줄어든다. 브로커리지와 WM 감소에 채권 및 비시장성 자산 평가손실이 겹칠 전망이다.
한국금융지주는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크다. 3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은 43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9%, 전분기 대비 56.6%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변동성이 예상되는 곳은 미래에셋증권이다. 미래에셋증권은 3분기 4088억원의 연결 지배주주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SpaceX 투자자산의 주가 하락과 환율 변화가 평가손실로 반영되는 영향이다.
SpaceX 관련 평가손실은 단순 계산 기준 7656억원 수준으로 추정됐다. 다만 실제 손익은 환헤지 규모 등에 따라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4분기 SpaceX 주가가 3분기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평가이익이 다시 반영될 여지도 있다.
이처럼 3분기 실적만 보면 증권주에 우호적인 환경이라고 보기 어렵다. 4분기에도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현재 수준에서 크게 회복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감익 가능성이 남아 있다.
하지만 주가는 실적 악화를 상당 부분 먼저 반영한 모습이다. 지난 13일 기준 KRX 증권지수는 최근 한 달간 13.4%, 3개월간 26.3%, 6개월간 41.5% 하락했다. 같은 기간 개별 증권사들도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6개월간 58.0% 하락했고 키움증권은 50.3%, 한국금융지주는 34.3%, NH투자증권은 27.9%, 삼성증권은 24.0% 떨어졌다.
밸류에이션도 낮아졌다. KRX 증권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5.0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1배 수준이다.
개별 기업 가운데 한국금융지주의 선행 PER은 4.0배, 키움증권은 4.1배, 삼성증권은 4.7배 수준까지 내려왔다. NH투자증권은 6.3배, 미래에셋증권은 9.1배로 추정됐다.
이 상황에서 연말 증권주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것이 배당이다. 키움증권은 별도 배당성향 30%를 가정할 경우 현재 주가 기준 기대배당수익률이 약 8.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NH투자증권도 연결 배당성향 47%를 적용하면 기대배당수익률이 8.2% 수준이다. 삼성증권은 올해 배당성향을 38%로 가정할 경우 약 8.1%의 기대배당수익률이 예상된다.
한국금융지주는 주당배당금(DPS) 9690원을 가정하면 기대배당수익률이 6.0% 수준이다. 실적이 악화되더라도 주가가 추가로 크게 밀리지 않을 수 있다는 논리가 여기서 나온다. 이미 주가가 고점 대비 상당 부분 조정받은 데다 6~8%대의 배당수익률이 주가 하단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증권은 중장기적으로 배당성향 5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어 향후 주주환원 확대 여지도 남아 있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말 배당을 앞두고 기대배당수익률이 높은 증권주 중심의 매수 접근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단기 실적 둔화에도 배당 매력이 주가 하방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결국 3분기 증권주의 투자 포인트는 실적 성장보다 '얼마나 돌려줄 수 있느냐'로 바뀌는 모습이다. 거래대금 감소와 금리 상승이라는 악재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순이익 감소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이미 크게 낮아진 상황에서 8% 안팎의 기대배당수익률이 현실화한다면 연말 증권주의 주가 흐름은 실적 숫자보다 배당 규모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
3분기 순이익은 전년보다 45%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지만 주가도 이미 빠르게 내려왔다. 증권주가 다시 움직일 수 있느냐는 이제 '얼마나 벌었느냐'보다 '얼마나 주주에게 돌려주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