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병리학교실 남석우 교수(교신저자), 대학원 박사과정 하진웅(제1저자)
[더파워 이설아 기자] 간암세포 내부의 RNA 조절 이상이 주변 대식세포의 기능까지 변화시켜 면역 공격을 피하도록 만드는 과정이 규명됐다. 암세포에서 분비되는 HMGB2 단백질이 대식세포의 RAGE 수용체를 자극해 암세포를 잡아먹는 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은 병리학교실 남석우 교수 연구팀이 간암세포의 RNA 조절과 대식세포 면역회피 사이의 연결 기전을 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Cancer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대식세포는 세균이나 죽은 세포, 암세포와 같은 비정상 세포를 찾아 제거하는 선천 면역세포다. 그러나 암세포는 다양한 신호를 이용해 대식세포의 공격을 피하거나 대식세포의 기능 자체를 암세포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연구팀은 간암세포에서 RNA를 조절하는 단백질인 IGF2BP2가 증가하면 MYBL2의 작용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HMGB2 단백질의 발현과 분비도 늘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간암세포에서 분비된 HMGB2는 주변 대식세포의 RAGE 수용체를 통해 신호를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대식세포가 암세포를 잡아먹어 제거하는 기능은 떨어졌다. 대식세포의 성질 역시 암세포가 살아남기 유리한 방향으로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유전체 분석과 세포실험뿐 아니라 실제 간암 조직과 대식세포를 이용한 기능실험, 간암 동물모델을 통해 이러한 과정을 단계적으로 확인했다. 기존에 알려진 CD47-SIRPα 신호와 별개로 암세포 내부의 RNA 조절 이상이 주변 면역세포의 기능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한 것이다.
치료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HMGB2-RAGE 신호를 억제했을 때 대식세포의 암세포 제거 기능이 다시 회복되는 현상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비정상적으로 변화한 대식세포의 기능을 정상화하는 방식이 향후 새로운 면역치료 연구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남석우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중요한 것은 특정 단백질 하나를 새로운 치료표적으로 발견했다는 것만이 아니라, 암세포 내부의 RNA 조절 이상이 주변 대식세포의 기능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점"이라며 "질병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변화한 대식세포의 기능을 다시 정상화한다면 암뿐 아니라 염증 및 섬유화 질환에서도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