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황인석 기자] 음주운전 사건에서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직접 측정하지 못했거나, 음주 종료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측정이 이루어진 경우, 수사기관은 수학적 산식인 '위드마크(Widmark) 공식'을 활용하여 운전 당시의 수치를 역산 추정한다. 그런데 위드마크 공식으로 나온 수치는 절대적 판단 기준이 되기 어렵다. 피의자의 체중, 성별, 평소 알코올 분해 능력, 음주 종류 및 음식물 섭취 여부 등 수많은 변수에 따라 오차 범위가 비약적으로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사기관이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공소를 제기하더라도 법원에서 유죄의 엄격한 증명을 다하지 못했다고 판단하여 무죄가 선고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위드마크 공식을 통한 혐의 입증 과정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주로 다음과 같다.
첫째, 혈중알코올농도 상승기 내 운전 여부다. 인간의 신체는 음주 후 알코올이 체내에 흡수되어 혈중알코올농도가 최고조에 달하는 '상승기'를 거치는데, 학계와 판례는 음주 종료 후 약 30분에서 90분 사이를 상승기로 본다. 만약 운전 행위가 이 상승기 구간 내에서 이루어졌다면,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측정 시점보다 오히려 낮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수사기관이 하강기 감소율을 일률적으로 적용해 과거 운전 시점의 농도를 더 높게 역산한다면, 이는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대원칙에 위배되는 치명적인 오류가 된다.
둘째, 시간당 알코올 감소율 적용의 자의성이다. 위드마크 공식 산출 시 수사기관은 통상 피고인에게 가장 불리하거나 평균적인 소멸율 범위 내에서 수치를 설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개인의 체질과 당일 건강 상태, 간 기능, 수면 여부에 따라 알코올 분해 속도는 현저히 달라진다.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수치를 적용했을 때 처벌 기준치(0.03%) 미만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단 1%라도 존재한다면, 이를 바탕으로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는, 엄격한 증명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주장할 수 있다.
셋째, 사고 후 이른바 '술타기'로 불리는 추가 음주 행위를 하거나 또는 음주 시점 및 양이 불확실한 것이다. 운전 당시의 실제 음주량과 음주 종료 시각, 섭취한 안주의 종류 및 양에 대한 객관적 증거가 불충분한 상태에서 오로지 피의자의 진술이나 고소인·목격자의 추정에만 의존하여 산식에 대입한다면 기초 사실관계 자체가 흔들리기 때문에 위드마크 공식을 통한 역산 결과 전체의 신뢰도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수사기관이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출석을 요구해 올 경우, 음주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효과적인 대응이라 할 수 없다. 수사기관이 위드마크 공식을 이용해 역산한 음주 수치를 주장한다면, 이러한 주장에 일방적으로 끌려갈 것이 아니라 음주 시각과 운전 시각의 간극, 체내 흡수 및 소멸 메커니즘, 산출에 사용된 기초 데이터의 허점을 찾아내 수사기관의 오류를 지적해야 한다.
도움말 로엘 법무법인 안제홍 변호사
황인석 더파워 기자 hi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