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의 1화가 마치고 2화가 이어질 때는 단절이 일어난다. 각 회차 사이의 연결 관계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 ⓒ 와우스타)
웹툰은 한 컷의 그림과 다음 컷의 연결로 이어지는 예술 작품이다.
웹툰에는 한 컷의 그림에는 물론, 스토리가 담겨 있기 때문에 각 컷은 작품을 형성하는 중요한 덩어리들이다. 웹툰의 서사적 특성에 따라 각 컷들의 연결 방법은 다양하다. 전 컷과 처음 컷을 연결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네 컷 만화처럼 네 컷을 단위로 이야기가 끝나고, 전 컷과 다음 컷이 이어지지 않아도 되는 특성을 가진 만화도 있고, 서사구조를 가진 웹툰도 의도적으로 전 컷과 다음 컷을 연결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번 [연구분석] 시리즈에서는 컷과 컷으로 이어지는 웹툰의 특성을 심도있게 분석한 논문을 선택해 소개한다.
공주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부 이원석 교수가 한국만화애니메이션학회(koscas.com) 학회지인 ‘만화애니메이션연구’ 44호에 발표한 <웹툰에서 1화 마지막 칸과 2화 첫 칸의 연결 관계>는 웹툰에서 그동안 연구되지 않았던 화수와 화수 사이의 관계를 논한 연구이다.
논문에 따르면, 웹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사만화 형태는 연재 상 시간의 간격을 두기 때문에 앞 화와 뒤 화 사이에 단절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1화와 2화 사이에 단절된 흐름에는 어떠한 연결 관계를 가지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주요 웹툰 사이트인 네이버 웹툰 상위 50개의 웹툰과 다음 웹툰 연재중 웹툰 25개, 연재완료 웹툰 25개, 기타 사이트 중 레진코믹스 상위 10개와 탑툰 10개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2016년 1월 웹툰 기준)
● 만화 연구에 대한 사전 이해
본격적으로 연구를 전개하기 이 전에, 이원석 교수(이하 이 교수)가 살펴 본 기존 국내․해외 관련 만화 연구 내용을 살펴보자.
우선, 윌 아이스너(Will Eisner)는 “만화는 그림으로 구성된 시각매체다. 글이 필수적인 구성요소라고 하나 묘사와 서사는 대중적으로 이해된 이미지들에 상당히 의존적이다”라고 밝혔다.
즉 아이스너는 만화가 그림들의 연속으로 구성되는 시각 매체라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만화가 연속된 이미지, 즉 연속된 칸의 배열로 스토리를 전달한다는 점을 함의하고 있다.
아이스너는 또한 ‘만화가의 임무는 어떤 줄거리를 구성하는 여러 사건들을 서사적으로 연결할 수 있게끔 사건 혹은 그림들을 엮어 배열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는 만화가가 만화를 구성하는 데 있어서 연결 형태의 칸 배열과 다른 이야기로의 전환을 선택할지 등의 선택을 내리는데 기반이 된다고 봤다.
다음으로 스콧 맥클라우드의 <만화의 이해> 연구 부분을 보자.
<만화의 이해>에서는 연속되었지만 분리된, 그림의 연속성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인간의 인지 능력을 ‘완결성 연상(closure)’라고 설명한다.
또한 이 책에서는 만화 칸 사이의 연결 방식을 순간, 동작, 소재, 장면, 양상, 무관계 등 총 6가지로 구분했으며, 연구자는 장소의 변화가 없는 순간/동작/소재 이동을 연결 유형으로 묶고, 나머지를 단절 유형로 묶었다.
국내 연구로는 박기준 만화가와 안수철 작가의 연구 내용이다.
스토리 만화를 그려온 박기준 만화가는 “만화가 시작되면 첫 장면부터 그 만화를 판단하고 그 기분으로 만화를 보는 것이다.”라며 첫장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해당 발언을 다시 살펴보면, 과거의 책 만화는 권마다 첫 장면이 있지만, 만화 잡지 연재 만화의 경우는 해당 내용이 화별로 나눠지고, 그 화수마다 또 다른 첫 장면이 있다.
이러한 점에서 웹툰의 연재 단위인 회수마다 첫 장면이 있으므로, 앞화의 마지막 장면과 함께 연결성을 찾는 점이 올바르다고 볼 수 있다.
안수철 씨의 <만화연출>에서는 컷 연결 방식을 점층, 반복, 분할, 이중, 동시진행, 생략비유 등으로 나누고 있다.
이 중에서도 ‘마지막 화면에 있는 말, 효과음, 대상물, 연상 등의 매개물을 다음 장면의 첫 화면으로 이어 받아 전개해 나가는 수법’을 ‘잇기법’이라고 부르고 있어 본 연구에서 지칭한 ‘연결 유형’ 개념과 매우 유사하다.
웹툰은 2000년대 이전에 선보이기 시작한 디지털 만화를 그 모태로 한다. 하지만 이 당시의 대부분은 기존 만화를 스캔해서 올리거나, 신문사나 잡지 만화의 재연재, 또는 <마린 블루스>같은 일상물이 주요 대상이었다.
최초의 서사웹툰은 다음 만화속세상에서 강풀 작가가 선보인 <순정만화>로 볼 수 있다. 이후 파란닷컴에서 양영순 작가의 <1001>, 엠파스에서 강도하의 <위대한 캣츠비>가 나타나며 점차 서사 웹툰이 생겨났다.
이 연구에서는 2016년 1월 시점에서 주요 웹툰 사이트인 네이버 웹툰 상위 50개의 웹툰과 다음 웹툰 연재중 웹툰 25개, 연재완료 웹툰 25개, 기타 사이트 중 레진코믹스 상위 10개와 탑툰 10개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다만 네 컷 만화의 경우 서사만화와 다른 서사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해 분석대상에서 이들 작품을 제외했다.
분석 방법으로는 1화 맨 마지막 컷과 2화 맨 처음 컷을 보고 이 컷들의 관계가 '연결 유형'인지 '단절 유형'인지를 판단했다.
박태준 작가의 '외모지상주의' 중에서 ( ⓒ 외모지상주의_네이버웹툰)
먼저 네이버(NAVER) 웹툰의 50개 대상 웹툰을 확인한 결과, 50여 작품 중 37작품이 '연결 형태'를 띄고 있고, 나머지 13작품이 '단절 형태'를 띈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에서 '연결 형태' 대표 사례로 꼽은 박태준 작가의 <외모지상주의> 는 어머니의 화난 모습 다음에 어머니가 ‘형석아 괜찮니?’라고 말하는 형식으로 이야기의 연결성을 암시한다.
반면 SIU 작가의 <신의 탑>은 1화와 다른 이야기로 2화를 시작한다. 물론 1화의 이야기로 잠시 돌아가지만, 연구 방법의 결과에 따라 이 작품은 단절형으로 판단됐다.
분석 결과 네이버 웹툰의 대부분은 독립된 에피소드 보다는 동일하거나 유사한 장면을 통해 두 화를 연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DAUM) 웹툰은 연재랭킹과 완결 랭킹이 나뉘어 있어, 이원석 교수는 연재 랭킹과 완결 랭킹을 분리해 분석했다.
다음 연재 웹툰 총 25작품을 분석한 결과, 연결 유형은 17작품, 단절 유형 작품이 8작품으로 나타났다. 완결 작품은 평점 순으로 추출한 결과 24작품 중 연결 작품 14작품, 단절유형 작품이 10작품으로 네이버 웹툰에 비해 높은 단절 정도를 나타냈다.
이원석 교수는 “앞 화와 뒤 화가 다른 내용으로 전개되는 것은 만화에서 일종의 ‘점프 컷’효과를 가져 온다. 웹툰을 감상하는 독자에게는 전혀 다른 사건을 마주하면서 전 이야기를 회상해야 하는 인지적 연상을 발휘하게 만든다.” 고 이 상황을 분석했다.
웹툰 전문 플랫폼 레진코믹스의 Top 작품 10개를 분석한 결과, 연결 유형이 8개, 단절 유형이 2개 작품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웹툰 전문 플랫폼 탑툰의 경우에는 연결 작품 5개, 단절작품 5개로 나타났다. 특히 탑툰의 경우, “탑툰 편집부에서 원고를 다시 틀지으면서 이전 화의 마지막 장면을 복사하는 경우도 있다”는 보고도 있어 연결 작품의 상당수가 실제로는 단절 유형 작품이었을 가능성도 나타난다.
결론적으로, 매체의 차이에도 웹툰에서 한 화를 구성하는 에피소드가 독립적인 이야기의 시작과 끝을 갖지 않는 유형을 가진 경우가 더 선호된다는 점이 증명됐다.
연구에서는 연재를 진행하는 서사물의 경우, 동일한 사건에서 에피소드를 끊는 연출이 독자에 의해 선호되고 있다고 봤다. 또 이원석 교수는 연결유형 서사물의 경우, 다음 화에 그 흐름을 그대로 이어감으로써 독자의 해독을 쉽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해석했다.
이 연구는 체계적으로 한 화와 한 화 사이의 관계를 분석해 그 특성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 참고자료 : ‘만화애니메이션연구’ 44호, 이원석 교수 <웹툰에서 1화 마지막 칸과 2화 첫 칸의 연결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