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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사회, 경영 실패 책임 논란…“총체적 거버넌스 붕괴”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5-10-14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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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 이경호 기자] KT가 최근 대규모 해킹 사태와 연이은 구조조정 비극으로 국민적 불신을 받고 있는 가운데, 경영 실패의 근본 원인이 이사회에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LG CNS 시절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구축 실패로 경질된 인물이 KT 대표로 선임되는 과정부터 부실한 검증과 정치적 낙하산 인사 논란이 겹치면서 현재의 위기는 이미 예고된 참사였다는 분석이다.

KT는 김영섭 대표 취임 이후 ‘AICT 컴퍼니’를 선언하며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했지만 정부의 ‘소버린 AI’ 전략과 배치돼 국가 AI 사업에서 탈락하는 굴욕을 겪었다. 이어 단행된 구조조정은 근로자 6명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회적 비극으로 이어졌으며, 최근의 대규모 소액결제 해킹 사태까지 발생해 기업의 안정성과 고객 신뢰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연쇄적 위기의 배경에 이사회의 총체적 실패가 있다는 점이다. 김 대표가 LG CNS에서 1200억원 규모의 정보시스템 구축에 실패해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고 사실상 경질됐음에도, KT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는 이를 외면했다. 더구나 2023년 교체된 사외이사들이 대표 선임 자격 요건에서 ‘ICT 지식’을 삭제하고 ‘산업 전문성’으로 완화한 것은 구조조정 전문가인 김 대표를 위한 맞춤형 조치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 역시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을 묵인하며 책임을 방기했다는 지적이다.

실패한 경영 방식은 KT에서 그대로 재현됐다. 무리한 구조조정으로 인한 인명 피해, 인력 축소로 악화된 보안 관리, 정부 전략과 어긋난 AI 사업 등은 모두 CEO의 독단적 경영과 이사회의 거수기식 의사결정이 낳은 결과라는 평가다. 특히 해킹 사태는 고객의 개인정보 보호라는 기업의 기본 책무조차 방기한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김 대표는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사외이사 4명을 모두 재선임하며 연임을 위한 입지 굳히기에 나선 상태다. 이 과정에서 KT 내부 인사와 현 사외이사 출신 인물이 차기 대표 후보로 거론되며 ‘낙하산 거버넌스’를 연장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경영진의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 이사회 붕괴에서 비롯된 만큼, 현 대표와 이사회가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경찰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근로자 사망과 대규모 보안 사고에 대한 종합 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 통신 주권을 책임지는 KT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실패한 경영진과 이사회의 퇴진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재계와 시민사회 공통된 지적이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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