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 그린북 1월호에서 3개월째 ‘회복 국면’ 평가…건설·고환율·관세 리스크는 경고
[더파워 한승호 기자] 반도체 수출 호조와 소비를 중심으로 한 내수 개선에 힘입어 우리 경제가 완만한 회복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는 정부 진단이 나왔다.
재정경제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 등 내수 개선, 반도체 중심 수출 호조 등으로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16일 밝혔다.
다만 정부는 지난해 3분기에 크게 뛰었던 각종 지표들이 기저효과와 장기간 연휴 등의 영향으로 조정을 받으면서 월별로는 변동성이 커진 점을 짚었다. 산업 전반의 흐름은 회복 쪽이지만, 건설투자 회복 지연과 대외 불확실성 등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9% 증가했다. 광공업 생산이 0.6% 늘면서 전체 증가를 이끌었고,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7.5%, 전자부품이 5.0%, 의료정밀광학이 7.7% 증가하는 등 IT·첨단 업종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서비스업 생산도 0.7% 늘었다. 도소매, 사업지원, 숙박·음식점업 등은 줄었지만 금융·보험(2.2%), 협회·수리·기타개인서비스업(11.1%), 정보통신(2.7%) 등이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설비투자는 기계류를 중심으로 1.5% 늘었고, 건축공사 확대로 건설기성(실질)은 6.6% 증가했다. 다만 건설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로는 17.0% 감소해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로 평가됐다.
지출 측면에서는 소비 관련 지표가 엇갈렸다. 지난해 11월 소매판매는 내구재(△0.6%), 준내구재(△3.6%), 비내구재(△4.3%)가 모두 감소하면서 전월 대비 3.3% 줄었다. 그럼에도 정부는 지난 12월 소매판매에 대해 “여전히 양호한 소비자심리지수와 방한 중국인 관광객 증가 등이 긍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9.9로 전월 대비 2.5포인트 하락했지만 기준선인 100을 웃돌며 낙관론이 우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관광·소비 관련 세부 지표도 혼재된 모습을 보였다. 중국인 관광객 수는 1년 전보다 28.8% 증가해 서비스 수요 확대에 힘을 보탰다. 국내 카드 승인액은 전년 동월 대비 4.3% 늘었지만, 서민 장바구니와 직결되는 할인점 카드 승인액은 17.7% 감소해 체감 소비는 다소 위축된 모습이다.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는 정부·업계의 대규모 할인 행사와 연말 재고 할인에도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 내구재 소비 심리의 약화를 드러냈다.
물가는 목표 수준 안에서 진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로 전월 2.4%보다 소폭 낮아졌다. 농산물 출하와 축산물 도축 증가 등으로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은 5.6%에서 4.1%로 둔화됐지만, 석유류는 5.9%에서 6.1%로 오름폭이 다소 커졌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최근 고환율이 물가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현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목표치인 2%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근원 물가도 2%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수입 물가 상승이 전반적인 내수나 경기 회복 흐름을 제약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고용은 완만한 개선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6만8000명 늘었다. 다만 정부는 취약계층·취약 업종을 중심으로 한 고용 애로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건설투자 회복 속도, 미국의 관세 부과 정책, 베네수엘라·이란 정세 등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인한 글로벌 교역 둔화 우려도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정부는 “주요국 관세 부과에 따른 통상환경 악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이어지고 교역·성장 둔화가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재정경제부는 “향후 경기 회복 모멘텀을 넓히기 위해 적극적인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소비·투자·수출 부문별 활성화 노력을 이어가겠다”며 “잠재성장률 반등과 국민 균형 성장, 양극화 완화를 목표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승호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