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행태 서베이…가계·기업 대출수요 늘지만 중소기업·비은행 신용위험 부담 지속
[더파워 이경호 기자] 국내 금융권의 올해 1분기 대출 흐름이 은행과 비은행 사이에서 엇갈릴 전망이다. 은행은 대기업·중소기업·가계 모두에서 대출을 다소 풀겠지만, 비은행권은 여전히 조이는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감이 이어질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19일 금융기관 여신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2026년 1분기 중 대출행태 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국내은행의 대출태도는 완화, 비은행금융기관은 강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국내은행의 종합 대출태도지수는 지난해 4분기 -21에서 올해 1분기 8로 돌아서며 완화 국면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대기업은 3에서 6, 중소기업은 -3에서 11로 개선돼 기업대출 전반에서 문턱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가계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이 -44에서 6으로 크게 완화되고, 기타 신용대출 등 가계일반도 -25에서 0으로 강화 기조를 멈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6월 27일 대책과 후속 규제로 강하게 조였던 가계대출이 새해 들어 주택 관련 수요를 중심으로 일부 풀리는 흐름이다.
신용위험은 여전히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은행의 중소기업 신용위험지수는 올해 1분기 28로, 전분기(31)보다는 소폭 낮아지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실제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전 업종 기준으로 2025년 3월 0.76%, 6월 0.74%, 9월 0.75%로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제조업(0.86%), 건설업(1.31%) 등 일부 업종에서는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가계 신용위험지수도 11에서 14로 올라 다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출수요는 모든 부문에서 증가가 예상된다. 은행권 종합 대출수요지수는 지난해 4분기 6에서 올해 1분기 12로 높아질 전망이다. 대기업은 8에서 6으로 소폭 둔화되지만 여전히 플러스 흐름을 이어가고, 중소기업은 0에서 17로 크게 뛰어 운전자금·유동성 확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가계 주택대출 수요지수는 0에서 11로, 가계일반은 17에서 8로 나타나 주택구입·전세 자금 중심의 수요 확대와 함께 신용대출 등 일반자금 수요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조사됐다.
비은행금융기관은 대출태도를 여전히 ‘강화’ 쪽에 두되, 강도는 다소 낮출 것으로 전망됐다. 상호저축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작년 4분기 -13에서 올해 1분기 -8로, 상호금융조합은 -29에서 -24로 완화된다.
신용카드회사는 7에서 0, 생명보험사는 -13에서 -3으로 조사돼 업권별 차이는 있으나 전반적으로 조이기는 하되 속도는 다소 줄이는 모습이다. 상호저축은행·상호금융조합의 연체율은 2025년 6월 각각 7.53%, 6.38%에서 9월 6.90%, 5.83%로 낮아지는 등 여신 건전성이 일부 개선된 점도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비은행권의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는 계속된다. 상호저축은행 신용위험지수는 12에서 18로 다시 올라설 전망이고, 상호금융조합도 39에서 33으로 둔화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신용카드회사는 14에서 7로 내려가고, 생명보험사는 13에서 21로 오르는 등 업권별로 방향은 엇갈리지만, 전반적으로 차주의 상환능력에 대한 우려는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비은행 대출수요는 기업 운전자금과 가계 주택자금을 중심으로 대부분 업권에서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상호저축은행 대출수요지수는 5에서 10으로, 상호금융조합은 -1에서 2로 개선되며, 생명보험사도 10에서 16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과 규제 강화 등으로 일부 수요가 비은행권으로 이동하고 있는 만큼, 비은행권은 대출 수요 증가와 신용위험 관리라는 이중 과제를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