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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주가 부양, 결국 자본소득만 키우나…노동 몫 ‘역주행’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2-1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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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둔화·청년 고용 악화 속 주가는 5500선…“노동소득분배율 하락 추세, 정책도 자본 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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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더파워 이경호 기자] 우리 경제에서 임금 등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 이윤·배당 등 자본소득 비중은 코로나19 이후 다시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IBK투자증권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노동소득분배율 하락과 자본소득분배율 상승 흐름이 2020년 이후 뚜렷해졌고, AI(인공지능) 투자와 주식시장 중심 정책이 이 흐름을 더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1월 고용동향은 최근 금융시장에 형성된 ‘들뜸’과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취업자 증가 폭은 2024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그쳤고, 실업률은 4%대로 올라섰다.

특히 ‘구직활동을 포기하고 그냥 쉰다’고 응답한 인구는 전년 대비 11만명 늘어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고, 청년층 고용률도 43.6%로 떨어져 1월 기준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주식시장은 5500선을 돌파할 만큼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레버리지 투자 비율도 지수 상승 기울기만큼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 역시 1%대 후반에서 2%대 초반으로 상향 조정되는 흐름이다.

IBK투자증권은 “양적으로 보이는 성장과 금융시장 열기는 분명 상향 국면이지만, 그 이면에서는 고용 악화와 체감 경기 둔화, 소득 양극화가 함께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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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freepik


보고서는 이런 구조 변화를 설명하는 핵심 지표로 노동소득분배율과 자본소득분배율을 제시했다. 두 지표는 국내총소득에서 임금·보수 등 노동소득과 기업 이윤·이자·배당 등 자본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우리 경제는 1990년대 이후 큰 흐름에서 노동소득분배율이 하락하고 자본소득분배율이 상승하는 추세였지만, 2010년대에는 세계화 둔화와 성장·투자 정체 속에서 소득주도성장 정책 영향으로 노동 몫이 반등하고 자본 몫은 다소 줄어드는 흐름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다만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흐름이 다시 크게 바뀌었다. IBK투자증권은 “세계화 패러다임이 사실상 종료됐지만 새로운 질서가 자리 잡지 못한 가운데, 각국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해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면서 자본소득분배율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AI 관련 투자가 반영되기 시작했을 뿐, 향후 AI의 생산성 효과와 노동 대체 영향이 본격화되면 노동과 자본 간 소득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정책 환경도 노동 몫 회복에는 우호적이지 않은 요인으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지금 정부는 이전 정부보다 분배와 정부 역할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높지만,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성장 동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정책의 방향은 어쩔 수 없이 ‘경쟁력 강화’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가 주가 부양과 자본시장 활성화에 힘을 쏟는 정책은 결과적으로 자본소득분배율을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되고, 이는 의도와 달리 노동소득분배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IBK투자증권은 또 “과거 노동소득분배율이 하락을 멈추고 반등하던 시기에는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였다”며 “노동 몫을 늘리는 정책은 현재의 주가 상승 기조와 충돌할 소지가 있는 만큼, 단기간에 흐름을 바꿀 만한 강한 분배 정책이 나오기는 쉽지 않은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I 확산과 자본투자 중심 성장 모델 속에서 고용지표의 추세적 개선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부가 양극화 심화와 취약계층 고용 악화에 대한 대응책을 얼마나 신속히 마련할지가 향후 경제·사회 안정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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