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박종우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5년 9월)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더파워 이경호 기자] 고용 둔화 우려가 커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개월 만에 금리를 인하했다. 한국은행은 이에 따라 국내 경기와 물가, 금융안정 여건에 맞춰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이 넓어졌다고 평가하면서도, 연준 위원들의 전망이 엇갈린 만큼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은 18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박종우 부총재보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국내외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회의에는 최창호 통화정책국장, 윤경수 국제국장, 최용훈 금융시장국장 등이 참석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16~17일(현지시간)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4.00~4.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해 12월 소폭 인하 이후 다섯 차례 동결을 이어가다 9개월 만에 단행한 조치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서는 첫 금리 인하다. 이 과정에서 일부 위원은 50bp 인하 의견을 냈지만 다수는 25bp 인하에 무게를 실었다. 이에 따라 한·미 정책금리 차이는 1.75%포인트로 축소됐다.
연준은 “경제 전망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고용시장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성장률 전망을 1.6%로 0.2%포인트 상향하고, 물가상승률(3.0%)과 실업률(4.5%)은 유지했다. 점도표에서는 연내 두 차례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위원들의 전망은 갈렸다. 19명 중 9명은 두 차례 인하를, 7명은 추가 인하가 없다고 봤으며 3명은 1~3차례 인하 의견을 냈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 둔화로 위험 균형이 이동해 중립적 기조 유지를 위해 금리 조정이 필요했다”며 “이번 인하는 리스크 관리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급격한 금리 조정이 필요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빅컷 논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연준의 금리 인하로 국내 경기·물가·금융안정 여건에 집중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고 밝혔다. 다만 “연준 위원들의 정책금리 전망이 엇갈리고 있어 향후 통화정책 경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며 “미국 관세정책, 주요국 재정건전성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금융시장은 파월 의장의 신중한 발언 직후 미 국채금리가 반등하고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으며, 뉴욕 증시는 약보합으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