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한승호 기자] 비상장사 무궁화신탁 대주주 지분을 담보로 한 SK증권의 1000억원대 주식담보대출이 기한이익상실(EOD) 사태를 맞으며 회수 차질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SK증권이 절차상 위법이나 불완전판매는 없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SK증권은 27일 입장문을 통해 “무궁화신탁을 대상으로 이뤄진 3차례 대출은 법규와 내규를 준수한 적법한 절차였고, 당시 우량한 재무 상태와 외부 평가를 근거로 정상적인 리스크 관리 하에 집행됐다”며 “불완전판매와 고의 은폐는 없었다”고 밝혔다.
SK증권에 따르면 회사는 2023년 6월 무궁화신탁 오너인 오창석 회장에게 무궁화신탁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1500억원 대출을 주선하면서 이 가운데 869억원을 자체 집행했다. 담보는 오 회장이 보유한 무궁화신탁 경영권 지분 50%+1주였다. 이후 이 대출채권을 비상장 주식 담보대출 구조로 재편해 기관·개인 고객에게 약 440억원을 재판매(셀다운)해 전체 익스포저는 1300억원대에 이르렀다.
그러나 대출 실행 5개월 만에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하면서 비상장사 주식을 담보로 한 특성상 반대매매 등 통상적인 회수 절차를 밟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 과정에서 원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한 투자자가 발생하자 SK증권은 투자금 30%에 해당하는 132억원을 가지급금 형태로 선지급했다.
회사는 “고객투자금은 선순위로 한정하고 후순위 손실은 회사가 대부분 부담하는 구조로 설계했다”며 “가지급금 지급도 선제적 고객 보호 차원에서 고객 전원의 동의를 전제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SK증권은 이번 대출이 ‘무리한 신용공여’였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비상장 주식 담보대출은 2016년 금융당국이 허용한 이후 일부 증권사가 이미 취급해 온 영역이며, SK증권도 법무 검토를 거쳐 관련 내규를 개정한 뒤 이사회 규정에 따라 리스크관리집행위원회 의결과 대표이사 결재를 거쳐 승인했다는 것이다.
회사는 과거 에프티이앤이 부실 사태 이후 대주주 대출 전결권을 축소하고 감사보고서 확인 절차를 강화했다고도 덧붙였다.
대출 당시 담보 대상이었던 무궁화신탁의 재무 상태도 안정적이었다는 게 SK증권의 설명이다. 1차 대출은 2019년 실행 후 2개월 만에 전액 조기상환됐고, 2차 대출이 이뤄진 2021년 기준 무궁화신탁은 영업수익 업계 8위, 영업이익 232억원, 당기순이익 307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에는 매출액 1486억원, 당기순이익 374억원, 영업용순자본비율(NCR) 473%로 감독당국 권고치를 상회했다. 담보가치는 대형 회계법인과 외부 평가기관을 통해 보수적으로 산정했으며, 평가액 대비 담보비율을 160~205% 수준으로 설정해 여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계약 조건에는 차주의 NCR이 300% 아래로 떨어지거나 담보 지분율이 과반 이하로 내려갈 경우 즉시 기한이익상실을 선언하고 유질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됐다.
SK증권은 “주식담보대출 관련 정보는 감독기관에 시스템을 통해 보고되는 구조여서 고의 은폐는 불가능하다”며 “현재 무궁화신탁 경영권 매각 절차가 진행 중으로 공개 가능한 정보에는 일정한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번 건 관련 익스포저 869억원의 80% 이상을 이미 충당금으로 적립했으며, 2025년 말 기준 유동성비율 127%로 감독 기준 100%를 상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승호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