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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찾은 ‘귓불 주름’, 뇌소혈관 손상 반영한다

이설아 기자

기사입력 : 2026-01-1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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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웅 교수
[더파워 이설아 기자] 귓불에 생기는 사선형 ‘프랭크 징후’가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니라, 뇌 소혈관 손상 정도를 객관적으로 반영하는 지표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AI를 활용해 3차원 뇌 MRI에서 귓불 주름을 자동으로 탐지하는 모델을 개발하고, 이 주름이 유전성 뇌소혈관 손상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프랭크 징후는 한쪽 또는 양쪽 귓불에 약 45도 각도로 깊게 파인 사선형 주름을 말한다. 1973년 미국 의사 샌더스 프랭크가 협심증 환자에서 자주 관찰된다고 보고한 이후 알려졌으며, 오랫동안 노화에 따른 변화 정도로 여겨져 왔다.

최근에는 심근경색, 뇌졸중, 혈관성 치매 등 심뇌혈관질환과의 연관성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전신 혈관 상태를 가늠하는 보조 지표로 주목받고 있었지만, 표준화된 판독 기준이 없어 평가자의 주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김기웅 교수팀(제1저자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조성만 연구원)은 3D 뇌 MRI에 얼굴과 양쪽 귓불이 함께 촬영된다는 점에 착안해, MRI에서 추출한 3차원 얼굴 이미지를 기반으로 프랭크 징후를 자동 탐지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구축했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수집한 뇌 MRI 400건을 토대로 전문가가 수동으로 표시한 귓불 주름 부위를 AI에 학습시킨 뒤, 학습에 사용하지 않은 분당서울대병원 데이터 600건과 충남대병원·강원대병원·세브란스병원 등 다기관 데이터 460건을 활용해 두 차례 검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전문가가 표시한 영역과 AI가 자동 분할한 영역의 유사도를 나타내는 DSC(Dice 계수)는 각각 0.734, 0.714로 의료영상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정확도를 보였고, 프랭크 징후 유무를 구분하는 분류 성능(AUC)도 모두 0.9 이상을 기록해 다양한 임상 환경에서 활용 가능성이 입증됐다.

연구팀은 이어 이 AI 모델을 유전성 뇌소혈관질환인 카다실(CADASIL) 환자에 적용해 프랭크 징후와 뇌 소혈관 손상 정도 사이의 관계를 분석했다. 카다실은 특정 유전자 변이로 발생하는 대표적 뇌소혈관질환으로, 뇌 중심부를 둘러싼 뇌백질이 손상되면서 하얗게 변하는 뇌백질변성(white matter hyperintensity, WMH)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뇌백질변성 부피가 클수록 뇌졸중·치매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유전자 검사로 확진된 카다실 환자 81명과 연령·성별을 맞춘 일반인 54명을 대상으로, 자체 개발한 AI 모델로 프랭크 징후를 판독해 두 집단을 비교하고 카다실 환자군 내부에서 뇌백질변성 부피와의 상관관계를 살폈다.

분석 결과 카다실 환자군의 프랭크 징후 발생률은 66.7%로 일반인(42.6%)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연령 등 다른 요인을 통제한 이후에도 카다실 환자가 일반인에 비해 프랭크 징후를 보일 가능성은 4.2배(오즈비 OR=4.214)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카다실 환자 중 프랭크 징후가 있는 집단은 없는 집단보다 뇌백질변성 부피가 약 1.7배 컸다.

특히 카다실 환자군을 뇌백질변성 부피에 따라 하위·중위·상위 세 그룹으로 나눴을 때 프랭크 징후 발생률은 각각 37.0%, 66.7%, 74.1%로, 손상 부피가 늘어날수록 귓불 주름이 나타나는 비율이 비례적으로 증가했다.

김기웅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논란이 이어져 온 프랭크 징후가 단순한 노화 지표를 넘어 유전성 뇌소혈관 손상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반영한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며 “프랭크 징후만으로 질환을 진단할 수는 없지만, 다른 혈관성 질환 위험인자가 함께 있다면 귓불 주름이 추가적인 경고 신호가 될 수 있는 만큼 전문의 상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과 보건복지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관련 결과는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와 ‘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각각 게재됐다.

이설아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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