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설아 기자] 코를 통한 내시경 수술은 두개저종양 치료에서 뇌조직 손상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자리 잡았지만, 수술 뒤 후각 저하가 남을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분당서울대병원은 7일 이비인후과 조성우 교수팀과 신경외과 황기환 교수가 진행한 연구에서 두개저내시경수술 후 후각 저하가 특히 50세 이상 환자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두개저는 뇌를 감싸는 머리뼈 바닥 부위로, 주요 뇌혈관과 뇌신경이 밀집해 있어 종양이 생기면 접근 자체가 까다로운 부위다. 최근에는 머리를 여는 개두술 대신 코를 통해 종양에 접근하는 두개저내시경수술이 널리 활용되고 있는데, 수술 시야를 넓히고 정상 뇌조직 손상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콧속에서 내시경과 수술기구를 조작하는 과정에서 후각 신경이 자극받거나 손상될 가능성이 있어 후각 저하가 주요 후유증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연구팀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동일한 방식의 두개저내시경수술을 받은 환자 43명을 대상으로 수술 전과 수술 6개월 후 후각 기능을 비교했다. 객관적 후각 능력은 ‘후각인지검사(CC-SIT)’, 주관적 후각 인식은 ‘후각설문(OQ)’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50세 이상 환자 30명은 후각인지검사 점수가 수술 전 8.3±1.3점에서 수술 6개월 뒤 7.0±2.0점으로, 후각설문 점수는 39.3±7.1점에서 28.1±10.3점으로 각각 유의하게 낮아졌다. 반면 50세 미만 환자 13명에서는 두 지표 모두 뚜렷한 변화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실제 환자의 후각 점막 세포도 분석했다. 형광 염색을 통한 현미경 관찰 결과, 나이가 많을수록 냄새를 감지하는 세포와 후각 재생을 돕는 세포 수가 적은 경향을 보였다. 또 후각 신경을 보호하는 세포가 만들어내는 단백질인 S100의 발현 강도가 높을수록 수술 후 후각 기능이 더 잘 유지되는 연관성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고령 환자일수록 후각 신경 보호와 재생 능력이 떨어져 같은 수준의 수술 자극에도 회복이 더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조성우 교수는 이번 연구가 환자의 나이가 두개저내시경수술 후 후각 저하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적 인자임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수술 환자의 후각 기능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도록 연령에 따른 맞춤형 치료 전략 개발에 이번 결과가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Rhinology’에 ‘Olfactory vulnerability in older adults undergoing endoscopic skull base surgery: insights from olfactory strip elevation’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논문 초록에 따르면 50세 이상은 수술 후 후각 저하가 더 컸고, 연령 증가와 함께 후각 관련 주요 세포와 S100 발현이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