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8월 국내 양극재 수출액이 3억8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19.0% 감소했다. 수출량 역시 1만6000톤으로 19.1% 줄며 2025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7일 한화투자증권 이용욱 연구원은 “리튬 가격은 6월 말 저점인 8달러/kg에서 8월 중순 12달러/kg까지 반등했다가 다시 10달러/kg 수준으로 내려왔다”며 “일부 재고평가 환입 효과로 3분기 양극재 업체들의 실적에 단기적 긍정 요인이 있을 수 있으나, 4분기 이후 양극재 가격은 소폭 상승에 그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업체별 매출 전망도 밝지 않다. 7~8월 누적 양극재 수출액은 8억5000만달러(약 1조2000억원)로, 9월까지 평균 성장률이 유지되면 3분기 전체 수출액은 약 12억8000만달러(약 1조8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LG화학, 코스모신소재, 유미코아 등 주요 업체들의 컨센서스(약 2조4000억원)를 밑도는 수준이다.
품목별로는 NCA 양극재 수출량이 7월 급감 이후 저조한 흐름을 이어갔고, 8월에는 NCM 양극재 수출량이 전월 대비 24% 감소했다. 이는 4분기 미국 전기차 보조금 일몰을 앞두고 배터리 및 양극재 재고 소진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향 비중이 높은 업체들의 3분기 판매량은 가이던스를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반면 유럽 시장은 상대적으로 견조하다. 최규호 연구원은 “2025년부터 강화된 CO₂ 규제에 대응해 완성차 업체들이 BEV 판매를 확대하고 있으며, LFP 배터리 탑재 모델 판매가 전년 대비 125% 급증했다”며 “이에 따라 미드니켈 양극재 수요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럽향 판매 증가가 미국 수요 부진을 완전히 상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 연구원은 “최근 미국 ESS 수요 기대감이 부각되고 있지만 EV 배터리 부진을 만회하기엔 부족하다”며 “양극재를 포함한 2차전지 소재 업체들의 실적 회복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AMPC(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 세액공제) 수혜가 있는 배터리 업체와 EV 노출이 낮고 ESS 비중이 높은 부품 업체는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