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국세 중 비중 18.3%…반도체 성과급에 올해 70조 돌파 가능성
[더파워 한승호 기자] 지난해 직장인들이 낸 근로소득세가 68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를 다시 갈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경제부는 18일 지난해 근로소득세 수입이 68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조4000억원(12.1%) 증가했다고 밝혔다.
근로소득세 수입은 2015년 27조1000억원 수준에서 10년 만에 2.5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2016∼2019년 30조원대, 2020∼2021년 40조원대를 유지하던 근로소득세는 2022년 57조4000억원, 2023년 59조1000억원으로 급증한 데 이어 2024년에 처음 60조원대를 넘어섰고, 지난해 68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또 한 번 경신했다.
세수 증가의 배경에는 취업자 수 확대와 임금 상승이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용근로자 수는 2024년 1635만3000명에서 지난해 1663만6000명으로 28만3000명(1.7%) 늘었다. 같은 기간 상용근로자 1인당 임금은 월 416만8000원에서 447만8000원으로 31만원(7.4%) 증가해 명목임금 상승세가 뚜렷했다.
전체 국세 가운데 근로소득세의 비중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최근 10년간(2015∼2025년) 총국세 수입이 71.6% 증가하는 동안 근로소득세 수입은 152.4% 늘어 증가율이 두 배 이상 높았다. 그 결과 지난해 총국세 373조9000억원 가운데 근로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18.3%로 집계됐다. 2015년 12.4%에서 2019년 13.1%, 2020년 14.3%로 확대된 뒤 2021년 13.7%로 소폭 낮아졌지만, 2022년 14.5%, 2023년 17.2%, 2024년 18.1%, 지난해 18.3%로 4년 연속 상승했다.
기업 실적 개선에 따른 성과급 확대로 올해 근로소득세는 70조원 선을 넘어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직원들에게 기본급(연봉의 20분의 1) 2964%에 해당하는 역대 최대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연봉이 1억원인 직원이라면 성과급만 1억4820만원을 받는 셈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인 디바이스솔루션(DS)도 올해 성과급 규모를 연봉의 47% 수준으로 결정했다. 정부는 올해 예산에서 근로소득세 수입을 68조5000억원으로 전망했지만, 지난해 실적이 이미 비슷한 수준에 도달해 실제 세수는 7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명목임금이 빠르게 오르면서 현행 과세 구조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해 4월 ‘최근 근로소득세 증가 요인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과세표준 구간이 고정된 누진세 구조상 명목소득이 늘수록 더 높은 세율 구간으로 올라가는 근로자가 늘어 세수도 자연스럽게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물가 상승과 산업 간 임금 격차 확대, 중상위 소득 근로자의 상위 세율 구간 이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근로소득세 수입 증가를 이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앞으로 물가상승률과 실질소득 증가율, 세 부담이 근로 의욕에 미치는 영향 등을 함께 고려해 과세 구조의 형평성과 부담 수준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세수 확대 흐름 속에서 근로소득세 부담이 어느 수준까지 수용 가능한지, 조세 형평성과 경제 활력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에 대한 정책 논의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한승호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