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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 ISSUE] 고유가·중동 변수에도 은행주 다시 뜨는 이유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3-1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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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하나, KB, 신한, BNK금융
[더파워 이경호 기자] 국제유가 급등과 중동 리스크 확산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지만, 은행주는 코스피 대비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홍콩 ELS 과징금 경감 가능성과 순이자마진 개선, 자사주 매입, 고배당 기대까지 겹치면서 은행주가 다시 방어주로 주목받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은행주는 0.7% 하락해 코스피 하락률 1.7%보다 낙폭이 작았다. 미국과 이란 간 충돌 여파, 국제유가 급등, 환율 불안 등 악재가 잇따랐지만 은행주는 시장 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흔들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주가 버틴 첫 번째 배경은 여전히 낮은 밸류에이션이다. 최근 주가 조정으로 은행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5배 수준까지 내려왔다.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실적 대비 저평가 종목에 대한 방어 매력이 부각될 수밖에 없는데, 은행주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금리 흐름도 은행주에는 우호적이다. 중동 사태 이후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변동금리 지표인 은행채 금리도 빠르게 상승했다. 은행채 5년물과 1년물 금리는 최근 일주일 새 각각 0.19%포인트, 0.43%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대출금리도 상방 압력을 받고 있고, 은행의 순이자마진 개선 기대도 커지고 있다.

실제 은행들의 2월 월중 순이자마진은 평균적으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기업대출 비중이 높은 중소형은행의 마진 개선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은행 중에서는 시중금리 변화에 민감한 하나금융의 개선폭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1분기 전체 순이자마진은 은행 평균 1~2bp 오르고, BNK금융과 하나금융은 4bp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출 성장도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 1~2월 가계대출은 감소세를 보였지만 기업대출, 특히 대기업대출이 큰 폭으로 늘면서 1분기 총대출 성장률은 1.0~1.5% 수준이 예상된다. 연간 4~5% 성장 목표에 부합하는 흐름이라는 평가다.

홍콩 H지수 ELS 관련 과징금 이슈도 은행주에는 불확실성 완화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5대 은행의 홍콩 ELS 불완전판매 관련 부당이득 규모가 1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감독규정상 금융위원회는 부당이득의 10배를 초과하는 과징금에 대해서는 감경할 수 있어, 시장에서는 1조4000억원 안팎의 과징금 경감 가능성도 거론한다. 오는 18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결과에 따라 추가 충당금 적립 또는 환입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쏠려 있다.

실적 전망도 은행주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은행권이 연체율 상승과 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다소 더 쌓을 수는 있지만, 담보 비중 등을 고려하면 추가 적립 부담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반면 이자이익은 금리 상승 영향으로 개선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증권 계열사의 경우 주식 거래 활성화로 중개수수료 등 비이자이익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주주환원 정책 역시 눈여겨볼 부분이다. 외국인의 코스피 대규모 순매도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은행주 하방이 상대적으로 단단한 배경에는 자사주 매입이 있다. 외국인은 지난주 은행주를 1780억원가량 순매도했지만, 국내 기관은 은행권 자사주 매입 등에 힘입어 1150억원가량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배당 기대까지 더해지며 수급 측면에서도 버팀목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종목별로는 KB금융과 신한지주가 상대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KB금융은 홍콩 ELS 과징금 경감 기대와 함께 리딩뱅크 지위, 주주환원 경쟁력 측면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신한지주는 오버행 우려로 주가가 상대적으로 부진했지만, 그만큼 가격 매력이 커졌고 4월 발표 예정인 밸류업 강화안도 기대 요소로 꼽힌다. 중소형주 가운데서는 JB금융이 기업대출 비중 조정과 자본비율 개선 기대를 바탕으로 양호한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변수는 남아 있다.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하고,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경기 둔화와 신용리스크 우려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우려가 실제 부실로 확인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현재로선 저평가와 금리, 배당, 자사주 매입이라는 방어 논리가 더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결국 최근 은행주의 상대 강세는 단순한 반등이 아니라 실적과 밸류에이션, 주주환원, 금리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변동성 장세가 길어질수록 은행주가 다시 시장의 피난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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