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업종 지난주 13.8% 상승…코스피 대비 17.6%포인트 초과수익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 고점 재돌파 기대…신한지주 롯데손보 인수 검토 변수
[더파워 이경호 기자] 은행주가 반도체 업종 조정 속에서 순환매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금리 상승 흐름과 2분기 실적 기대가 맞물리면서 국내 기관 매수세가 확대됐고,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는 다시 직전 고점 돌파를 앞둔 구간에 들어섰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은행업종 주가는 13.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3.8%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한 주 동안 17.6%포인트 초과 상승한 셈이다. 반도체 업종이 메타 관련 이슈 이후 고점 논란으로 조정 양상을 보이자, 은행주와 증권주, 소비재 업종으로 수급이 이동한 흐름이다.
수급 측면에서는 국내 기관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지난주 외국인은 코스피를 21조4000억원 순매도했고, 은행주도 3300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국내 기관은 코스피를 8조원, 은행주를 6100억원 순매수했다. 은행 자사주 매입이 KB금융과 하나금융에서 1600억원가량 있었던 점을 제외하더라도 기관 매수세가 크게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종목별로는 BNK금융과 신한지주의 상승 폭이 컸다. BNK금융은 지난주 18.3%, 신한지주는 17.1% 올랐다. 하나금융은 14.5%, JB금융은 14.4%, KB금융은 13.9% 상승했다. KB금융은 자사주 매입과 국내 기관 매수에도 외국인 매도세가 함께 나타나면서 상승 폭이 일부 제한됐다.
자사주 매입도 주가 흐름에 영향을 준 변수로 꼽힌다. 하나금융은 보통주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6월 초부터 중단했던 자사주 매입을 7월 1일부터 재개했다. KB금융은 6월 하루 1만주 수준이던 자사주 매입 규모를 7월 1일부터 하루 25만주로 확대하고 있다.
금리 환경도 은행주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49%로 한 주간 11bp 상승해 4.5%에 근접했다.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4.14%로 4bp 올랐다. 국내에서도 3년물 국채금리는 3.75%로 3bp, 10년물 국채금리는 4.20%로 8bp 상승했다. 장기금리 상승 폭이 더 커지면서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되는 흐름도 나타났다.
환율 부담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원·달러 환율은 주중 1550원대를 넘어 1559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이틀 연속 하락해 1530원으로 마감했다. 2분기에도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했지만 상승 폭이 28원 안팎에 그치면서 은행권 보통주자본비율과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됐다.
2분기 실적 기대도 은행주 강세의 배경이다. 환율 상승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제한적인 가운데 실적은 예상대로 양호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최근 주가 상승으로 KB금융과 신한지주, 하나금융은 다시 직전 고점 상향 돌파를 앞둔 상황이다.
실적 발표 일정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신한지주는 오는 23일 오후 2시, KB금융은 같은 날 오후 4시에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JB금융도 23일 오후 5시에 실적을 공개한다. 하나금융은 24일 오후 3시, 우리금융은 같은 날 오후 4시에 발표가 예정돼 있다. 기업은행과 삼성카드, iM금융은 27일, BNK금융은 28일, 카카오뱅크는 8월 5일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배당 기대도 이어진다. 2분기 예상 주당배당금은 KB금융 1155원, 신한지주 740원, 하나금융 1150원, 우리금융 220원, BNK금융 150원, JB금융 313원으로 제시됐다. 신한지주의 배당기준일은 7월 30일로 확정됐고, 그 외 은행들은 8월 10~14일 사이로 결정될 가능성이 언급됐다.
신한지주의 롯데손보 인수 검토는 은행권 M&A 변수로 떠올랐다. 신한지주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전략에 맞춰 자산 14조원 규모의 롯데손보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손보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희망 매각가격으로 1조원 안팎을 제시한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실제 투입 금액은 더 커질 수 있다. 재무구조 정상화와 자본규제 대응을 위한 추가 자본 확충 비용까지 고려하면 실질 투입액이 2조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한지주가 인수에 나서더라도 관건은 가격이다. ROE 제고와 주주환원 확대를 내세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감안하면, 투하자본이익률이 낮은 M&A를 무리하게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가계대출 증가세도 은행권의 주요 변수다. 5대 은행의 6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775조원으로 5월 말보다 4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개인신용대출은 2조2000억원 늘었는데, 2021년 4월 6조8000억원 증가 이후 역대 최대였던 5월 증가세에 근접한 규모다.
인터넷은행의 대면 업무 확대도 업권 변화 요인이다. 금융위원회는 소비자 보호와 편의 증진 등 제한적으로만 가능했던 인터넷은행의 대면 업무 영역을 일부 확대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케이뱅크는 기업자금 대출 심사와 연체채권 상담을 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보험상품 판매 규제 완화도 금융권 영업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기관 보험대리점이 보험상품을 모집할 때 지켜야 하는 특정 생명보험·손해보험사 상품 판매비중 규제를 기존 25%에서 생명보험 50%, 손해보험 70%로 완화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이 있어도 판매비중 제한 때문에 팔 수 없던 상황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결국 은행주의 하반기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금리와 실적 모멘텀이 주가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는지, 국내 기관 중심의 매수세가 지속될 수 있는지, 그리고 M&A와 대출 증가 같은 업권 변수가 주주환원 기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관리될 수 있는지다.
은행주는 이미 한 주 만에 코스피 대비 큰 폭의 초과수익을 냈다. 그럼에도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은 금리와 실적 기대를 바탕으로 전고점 돌파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반도체에서 은행으로 옮겨붙은 순환매가 일시적 수급에 그칠지, 하반기 금융주 재평가의 출발점이 될지가 다음 실적 시즌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