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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기름값 미리 정했다…공정위, 주유소협회·농협에 과징금 20.5억 부과

한승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7-0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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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제주주유소협회·제주농협·서귀포농협에 시정명령…가격 통지·준수 유도 행위 적발

제주시의 한 주유소/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제주시의 한 주유소/연합뉴스
[더파워 한승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주지역 경질유 판매가격 결정에 관여한 제주주유소협회와 2개 농협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사단법인 한국주유소협회 제주도지회와 제주시농업협동조합, 서귀포농업협동조합의 사업자단체 금지행위 및 참가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20억50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제주주유소협회는 2022년 9월 19일부터 2024년 7월 10일까지 제주농협과 서귀포농협으로부터 다음날 경질유 판매가격을 미리 제공받아 이를 구성사업자들의 기준가격으로 정했다. 이후 카카오톡 단체대화방과 문자 등을 통해 회원사에 통지하고 준수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질유는 휘발유, 경유, 등유를 말한다.

공정위는 제주주유소협회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3000만원을 부과했다. 제주농협과 서귀포농협에 대해서는 단순히 가격 정보를 제공한 수준을 넘어 협회와 합의해 가격 인상·유지 등에 적극 참여했다고 보고 각각 9억8700만원, 10억3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번 조치는 주유소 업종 관련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에 참가해 가격 결정·유지·변경 행위와 기준가격 준수 유도 촉구 행위를 한 사례를 제재한 첫 사례다. 제주농협은 3개 주유소를 운영했으며 이 가운데 1개 주유소가 제주주유소협회 구성사업자였다. 서귀포농협은 운영 주유소 2곳 모두 제주주유소협회 구성사업자였다.

조사 결과 제주주유소협회는 가격 결정·통지 행위가 공정거래법에 위반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도 공정위 담합 조사 등 민감한 시기에는 단체대화방 대신 전화 통화나 직접 방문 방식으로 기준가격을 알린 것으로 파악됐다. 가격 통지 내용에 대해서는 회원사에 삭제를 요청하거나 외부 유출을 막아달라고 요구한 정황도 확인됐다.

제주농협과 서귀포농협은 다음날 판매가격을 오피넷에 공개하기 전 제주주유소협회에 미리 제공했다. 또 기준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사업자를 확인해 협회에 통보하고, 가격 미준수 업체에 대해 기준가격 준수를 유도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제주주유소협회와 제주도지역 유력 사업자인 제주농협, 서귀포농협이 경질유 가격경쟁을 제한할 목적으로 판매가격 결정행위를 하거나 이에 적극 참여했다고 판단했다. 주유소 운영 사업자가 시장 수급 상황과 입지 조건 등을 고려해 판매가격을 자율적으로 정해야 하는데도, 사업자단체와 구성사업자가 가격경쟁을 회피할 목적으로 가격 결정에 관여했다는 것이다.

제주주유소협회는 2024년 기준 회원사 116개를 둔 사업자단체다. 제주도에는 2026년 5월 말 기준 총 191개 주유소가 있으며, 이 가운데 일반 주유소는 156개, 농협주유소는 18개, 자영 알뜰주유소는 17개로 집계됐다.

공정위는 이번 제재가 경질유 시장에서 주유소 운영 사업자 간 자율적 가격경쟁을 촉진하고 민생 부담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봤다. 앞으로도 국민 생활과 밀접한 경질유 시장에서 경쟁질서를 저해하는 사업자단체 등의 행위를 감시하고, 법 위반 사항이 적발되면 엄정 조치할 계획이다.

한승호 더파워 기자 hansh1975@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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