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주 판매액 50%인 3000억원 서민 전용 배정…온라인 판매비중도 제한
최대 1800만원 소득공제·배당소득 9.9% 분리과세…5년간 중도환매 불가
1차 펀드 가입자는 재가입 제한…반도체·AI·바이오 등 첨단산업에 투자
[더파워 이경호 기자] 지난 5월 조기 완판된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가 두 번째 판매에 들어간다. 2차 펀드는 6000억원 규모로 오는 30일부터 10월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선착순 판매되며, 첫 주에는 전체 판매액의 절반인 3000억원이 서민 전용 물량으로 배정된다.
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시중은행 10곳과 증권사 14곳 등 모두 24개 금융회사를 통해 판매된다. 영업점과 온라인에서 동시에 가입할 수 있으며 준비된 6000억원이 모두 소진되면 판매기간이 끝나기 전이라도 조기 마감된다.
국민참여성장펀드는 국민이 직접 첨단전략산업 성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든 정책형 펀드다. 정부는 올해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직접투자와 간접투자, 인프라 투·융자, 초저리대출 등을 합쳐 민관자금 30조6000억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국민참여성장펀드는 간접투자 방식으로 운용된다. 1·2차 펀드를 합쳐 국민 모집액 1조2000억원과 재정 2400억원을 더한 총 1조4400억원 조성을 목표로 한다. 2차 펀드는 국민자금 6000억원에 정부가 후순위로 출자하는 재정지원 1200억원을 더해 총 7200억원을 운용한다.
투자 구조는 1차 펀드와 같은 사모재간접공모펀드 방식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3개 공모펀드 운용사가 국민 자금을 모집하고, 이를 재정지원금과 함께 실제 투자를 맡는 10개 자펀드에 나눠 출자한다.
2차 펀드 자펀드 운용사로는 모두 10곳이 선정됐다. 대형 자펀드는 디에스자산운용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등 2곳으로 각각 1200억원 규모다.
중형은 브레인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쿼드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등 4곳으로 각각 800억원 규모다. 소형은 DB자산운용과 NH헤지자산운용, 토러스자산운용, 하나자산운용 등 4곳으로 각각 400억원 규모다.
국민이 가입하는 공모펀드는 3개지만 실제 투자 포트폴리오는 같다. 10개 자펀드의 투자 성과를 공동으로 나누는 구조여서 미래에셋·삼성·KB자산운용이 운용하는 3개 공모펀드 가운데 어느 상품에 가입해도 동일한 포트폴리오에 투자하게 되고 투자수익률도 같다.
투자 대상은 반도체와 이차전지, 백신, 디스플레이, 수소, 미래차, 바이오, 인공지능(AI), 방산, 로봇, 콘텐츠, 핵심광물 등 12개 첨단전략산업과 관련 기업이다. 첨단전략산업 기업에 장비를 공급하거나 관련 설비·인프라를 구축하는 기업도 포함된다.
각 자펀드는 결성금액의 60% 이상을 이 같은 주목적 투자대상에 투자해야 한다. 전체 자금의 30% 이상은 비상장기업과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사에 유상증자나 메자닌 등의 방식으로 신규 자금을 공급해야 한다.
비상장기업에는 최소 10% 이상,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사에도 최소 10% 이상을 투자하도록 했다. 주목적 투자로 인정되는 코스피 상장기업 투자는 전체 자금의 10% 이내로 제한된다.
기업에 대한 주목적 투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기존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이 아니라 유상증자나 메자닌 등 기업에 실제 신규자금이 들어가는 형태로 집행해야 한다.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사업을 키우는 과정에서 자금난에 빠지는 이른바 ‘죽음의 계곡’을 넘을 수 있도록 성장자금을 공급하겠다는 취지다.
나머지 자펀드 결성금액의 40% 이내에서는 운용사의 판단에 따라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 정책 목적에 따른 첨단산업 투자와 함께 수익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구조다.
국민참여성장펀드는 만기가 5년인 장기 상품이다. 상장주식뿐 아니라 즉시 가치평가가 쉽지 않은 비상장주식과 메자닌 등에 투자하기 때문에 단기간의 수익률만으로 운용 성과를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금융위는 다양한 첨단산업과 기업에 분산 투자하는 만큼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펀드 수익률이 높아질수록 자산운용사도 성과를 일부 공유하도록 해 책임운용을 유도하는 장치도 마련했다.
판매는 오는 30일부터 10월15일까지 진행된다. 2주 동안 실제 영업일 기준으로는 10일이다.
은행에서는 국민은행과 기업은행, 농협은행, 신한은행, 아이엠뱅크, 우리은행, 하나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부산은행 등 10곳에서 가입할 수 있다.
증권사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 대신증권, 메리츠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아이엠증권, 유안타증권,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과 온라인 전용인 우리투자증권, 키움증권까지 14곳이다.
2차 판매에서는 서민 물량이 대폭 확대된다. 1차 펀드는 전체 판매액의 20%인 1200억원을 서민 전용으로 배정했지만 실제 판매액 가운데 서민 가입 비중은 약 35%에 달했다. 가입자 수를 기준으로 하면 38.8%였다.
청년 가입자 가운데서도 서민 기준에 해당하는 사람이 많았다. 만 19~34세 청년 가입자의 약 61%가 서민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위는 2차 펀드 첫 주 판매액의 50%인 3000억원을 서민 전용 물량으로 배정하기로 했다. 서민 기준은 근로소득 5000만원 이하이며, 근로소득 외 종합소득이 있는 경우에는 종합소득 38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서민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같은 기준이다.
첫 주에 서민 전용 물량이 모두 판매되지 않을 경우 2주차인 10월8일부터 15일까지는 서민과 일반 투자자를 구분하지 않고 남은 물량을 판매한다.
온라인에 가입자가 몰려 영업점에서 가입하기 어려워지는 문제도 보완한다. 판매 첫 주에는 은행의 온라인 판매 비중을 전체 물량의 40%, 증권사는 60%로 제한한다. 2주차부터는 온라인 판매비중 제한을 없앤다.
투자자에게는 세제혜택도 주어진다. 전용계좌로 가입하면 투자금액에 따라 최대 1800만원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고 배당소득에는 투자일부터 최대 5년간 지방세를 포함해 9.9%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소득공제율은 투자금액 3000만원까지 40%, 3000만원 초과 5000만원 이하 구간은 20%, 5000만원 초과 7000만원 이하 구간은 10%다. 이에 따라 7000만원을 투자할 경우 소득공제 대상금액은 최대 1800만원이다.
세제혜택을 받으려면 만 19세 이상이거나 만 15세 이상 근로소득자로서 국민참여성장펀드에만 투자하는 전용계좌를 만들어야 한다. 펀드 출시 직전 3개년인 2023~2025년 가운데 한 차례라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였다면 전용계좌 가입이 불가능하다.
세제혜택이 필요하지 않다면 일반계좌를 이용할 수도 있다. 전용계좌의 가입한도는 1인당 연간 1억원이며 5년 동안 최대 2억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판매사별 최저 가입금액은 0원에서 100만원 사이에서 자율적으로 정한다.
일반계좌로 투자할 경우 1인당 투자한도는 연간 3000만원이다.
다만 5년 동안 중도환매가 불가능하다는 점은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펀드 설정 이후 거래소에 상장되면 다른 투자자에게 양도할 수 있지만 거래량이 적어 원하는 시점에 팔기 어렵거나 기준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위도 만기까지 보유할 수 있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세제혜택을 받은 뒤 투자일부터 3년 안에 펀드를 양도하면 감면받았던 세액 상당액을 다시 내야 한다. 양도액 또는 환매액의 14%에 해당하는 금액을 실제 소득공제로 감면받은 세액 한도에서 추징하고, 배당소득 분리과세로 줄어든 세금도 추가 부과된다.
1차 국민참여성장펀드 가입자는 이번 2차 상품에 다시 가입할 수 없다. 2차 펀드가 지난 5월 1차 판매 때 가입하지 못한 투자자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추가로 조성됐기 때문이다.
다만 1차 펀드 가입을 위해 계좌만 개설했을 뿐 실제 투자하지 않았다면 2차 펀드에는 가입할 수 있다. 올해 투자했다 하더라도 내년에 출시되는 국민참여성장펀드 상품에는 다시 가입할 수 있다.
가입 절차도 일부 간소화된다. 펀드 가입자는 ISA 가입용 소득확인증명서나 증명서 발급번호를 제출해야 하는데, 1차 펀드에서는 고객이 직접 홈택스나 정부24에서 발급받아 금융회사에 제출해야 했다.
2차 판매부터는 가입자가 동의하면 국세청의 소득증빙자료를 공공마이데이터를 통해 판매사로 바로 전송할 수 있다. 24개 판매사 가운데 은행 10곳과 증권사 10곳 등 20곳이 공공마이데이터 방식을 활용한다.
나머지 4개 증권사는 스크레이핑 방식으로 소득증빙 절차를 간소화한다. 다만 신한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에서 온라인이 아닌 영업점 가입을 할 경우에는 소득증빙서류를 직접 제출해야 한다.
펀드의 보수와 수수료는 연간 약 1.2% 수준이며 온라인 가입은 약 1.0% 수준이다.
금융위는 1차 국민참여성장펀드가 조기 완판된 만큼 2차 판매에서도 가입 수요가 클 것으로 보고 서민 물량을 확대하고 온·오프라인 판매 물량을 조정했다. 2차 펀드는 국민 자금과 정부 후순위 재정을 결합해 첨단전략산업 기업의 성장단계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