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메뉴
검색버튼

사회

해외에서 피운 대마, 귀국하면 처벌될까

최성민 기자

기사입력 : 2026-11-06 15:41

공유하기

닫기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트위터

텍스트 크기 조정

닫기
사진=법무법인 세담이미지 확대보기
사진=법무법인 세담
[더파워 최성민 기자] 캐나다, 태국, 미국 여러 주는 대마를 합법으로 두고 있다. 이런 곳에서 대마를 접한 사람들이 자주 묻는다. 현지에서 합법인 대마를 피웠는데, 한국에 돌아오면 처벌될까. 한국 국적이라면 처벌될 수 있다. 이유는 그 나라의 법이 아니라 한국 형법에 있다.

형법 제3조는 "본법은 대한민국 영역 외에서 죄를 범한 내국인에게 적용한다"고 정한다. 이것이 속인주의다. 범행 장소가 어디든, 행위자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우리 형법이 그대로 적용된다. 대마가 합법인 나라에서 피웠더라도 한국 국적이라면 귀국 후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는 근거가 여기에 있다.

우리 형법은 이른바 쌍방가벌성을 요구하지 않는다. 일부 국가는 행위지에서도 범죄여야 처벌하지만, 형법 제3조에는 그런 제한이 없다. 대법원도 필리핀 카지노에서 도박한 내국인이 "필리핀은 외국인의 카지노 출입이 합법"이라고 주장한 사건에서, 그런 사정이 있더라도 형법 제3조에 따라 우리 형법이 당연히 적용된다고 판단했다(대법원 2001. 9. 25. 선고 99도3337 판결). 외국법에서 허용되는 행위라도 우리 법에 위반되면 그 사정만으로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이다.

적용 기준은 국적이다.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다면 영주권자나 장기 체류자라도 속인주의의 적용을 받는다. 반대로 한국 국적이 없는 외국 국적자라면 형법 제3조가 아니라 외국인의 국외범에 관한 조항을 따로 따져야 한다. 이중국적이거나 시민권 취득으로 국적 관계가 복잡한 경우에는 본인의 국적부터 정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속인주의의 반대편에는 속지주의가 있다. 형법 제2조는 대한민국 영역 안에서 죄를 범한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에게 우리 형법을 적용한다고 정한다. 한국인이 해외에서 피워도 처벌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외국인이 한국에서 피우면 국적과 무관하게 한국법으로 처벌된다. 자국에서 대마가 합법인 외국인이 한국의 클럽에서 투약하다 적발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합법"이라는 항변은, 한국인의 '현지 합법' 항변이 통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유로 통하지 않는다.

외국인 사건에는 처벌에 더해 출입국 문제가 따라온다. 마약류 범죄로 형을 받으면 강제퇴거나 입국금지 같은 체류상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어, 형사절차와 출입국 절차를 함께 살펴야 한다. 수사 초기부터 통역과 영사 접견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진술 과정에서 언어로 인한 오해가 없었는지도 외국인 사건에서는 별도로 짚어야 할 점이다.

"그 나라에서는 합법이었다"는 주장은 처벌을 면하게 해 주는 사유가 되지 못한다. 법을 몰랐다는 항변, 즉 법률의 착오도 인정되기 어렵다. 한국에서 대마가 금지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어, 현지 합법을 믿었다는 사정만으로 착오가 정당화되지 않는다.

다만 이것이 양형에서까지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현지에서 합법이었다는 사정, 호기심에 한두 차례 피운 데 그쳤다는 사정은 처벌 여부가 아니라 형을 정할 때 참작될 수 있는 정상에 해당한다. 대마의 흡연·섭취는 마약류관리법 제3조 제11호가 금지하고, 제61조 제1항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법정형의 범위 안에서 어느 수준의 처분을 받을지는 사안에 따라 달라진다.

이러한 사건은 주로 모발검사에서 시작된다. 입국 과정이나 다른 수사에서 대상이 되어 모발감정을 받고 양성이 나오는 식이다. 그런데 모발검사는 '언제쯤' 피웠는지를 좁혀줄 뿐, '어디서' 피웠는지까지 가려내지 못한다.

모발은 한 달에 보통 1cm 자란다(물론 개인차가 있다). 이를 이용해 보통 3cm 단위로 구간을 나눠 대략 3개월 단위로 투약 시기를 추정한다. 문제는 그 구간 안에 국내 체류 기간과 해외 체류 기간이 섞여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양성이 나온 구간이 해외에 있던 시기와 겹친다면 해외에서 피웠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지만, 그 구간에 국내 체류가 포함돼 있으면 수사기관은 국내 흡연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조사를 넓힐 수 있다. 해외에서 피운 것과 국내에서 피운 것은 사실관계도 양형도 다르다.

그래서 이런 사건에서는 체류 시기를 객관적으로 특정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출입국 사실증명, 항공권, 현지 체류 기록을 모아 해외 체류 기간을 확정하고, 이를 모발감정 결과의 양성 구간과 나란히 놓아 겹치는지를 확인한다. 여러 차례 출국한 경우라면 출국별로 구간을 쪼개 각각 대조한다. 양성이라는 결과 자체보다, 그 결과가 가리키는 시기가 어디에 있었는지를 따지는 것이 다툼의 핵심이 된다.

대마를 둘러싼 해외의 규제는 완화되는 흐름에 있다. 그 흐름을 접하며 대마를 가볍게 여기는 인식도 늘어난다. 그러나 한국 국민에게 적용되는 것은 그 나라의 법이 아니라 한국 형법이고, 속인주의 아래에서 현지 합법은 처벌을 막아주지 않는다.

유학, 여행, 출장, 주재 중에 현지에서 대마를 접했다가 귀국 후 문제가 되는 경우는 앞으로도 줄지 않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 놓였다면, 현지 합법이라는 사정에 기대기보다 흡연 시기와 장소, 횟수, 그 당시 체류지를 객관적 자료로 정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처벌 여부와 양형이 거기서 결정된다.

법무법인세담 황세영 변호사

최성민 더파워 기자 Sungmin@thepowernews.co.kr
<저작권자 © 더파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주요뉴스
정치
경제
증권
더파워LIVE
사회
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