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병수 기자] 자영업자들의 대출(사업자대출+가계대출)이 1천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자영업자 10명 중 6명은 3개 이상의 대출을 보유한 다중채무자였다. 이들의 평균 대출액은 약 4억2천만원에 달했고, 1년 반 새 갚아야 할 이자는 평균 1천만원 가까이 불어났을 것으로 집계됐다.
3일 한국은행이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현재 자영업자의 대출은 1천19조8천억원으로 추산됐다.
가계대출이 348조1천억원, 사업자대출이 이보다 두 배 이상인 671조7천억원으로 계산됐다.
이는 한은이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다. 한은은 개인사업자대출 보유자를 자영업자로 간주하고, 이들의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합산해 이번 통계치를 발표했다.
자영업자 대출액은 지난해 3분기(1천14조2천억원) 처음 1천조원을 웃돈 뒤 계속 불어나 4분기에도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전체 자영업 대출자 중 56.4%(173만 명)는 가계대출을 받은 금융기관 수와 개인사업자대출 상품 수의 합계가 3개 이상인 다중채무자였다. 이들은 더 이상 추가 대출을 받기 어려운 이른바 '한계 차주'로 분류된다.
대출자 수가 아닌 대출액 기준으로는 전체 자영업 대출액의 70.6%인 720조3천억원어치가 다중채무자의 몫이었다. 이들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억2천만원으로 추산됐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다중채무자의 이자 부담도 일반 자영업 대출자보다 더 많이 뛸 수밖에 없다.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자영업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 증가분을 계산해 보면, 대출금리가 0.25%p 높아진 경우 전체 이자액은 1조 9천억원, 1인당 평균 연이자는 60만원 늘어났다.
대출금리가 1.50%p 오르면 1인당 증가액은 362만원까지 증가한다.
기준금리 줄인상으로 대출금리도 3.00%포인트 올랐다면, 각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이자는 평균 908만원(454만원×2)이나 불어 원금은 커녕 갈수록 이자 상환마저 어려운 처지에 몰리고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