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장, 인터넷 댓글 지시 논란…시민단체 “사실상 여론조작”

[더파워 이우영 기자] 역대 최악의 가뭄으로 재난사태가 선포된 강원 강릉에서 김홍규 시장이 공무원들에게 사실상 댓글 작성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단체 강릉시민행동은 지난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김 시장이 지난달 29일 시청에서 열린 긴급회의에서 ‘가뭄과 물 부족 관련 잘못된 정보와 비판이 많다. 이는 시민을 자극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만큼 직원들이 적극 대응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직원들에게 인터넷에 글을 올리고 댓글도 달아 사실을 바로잡으라고 했으며, 특히 강릉 맘카페에 직접 댓글을 달라고까지 언급했다”고 밝혔다.

단체에 따르면 실제로 회의 직후 시청 주요 부서 과장이 다른 부서 과장에게 “시장님 이하 직원들의 가뭄 극복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강릉맘카페 가입 직원들이 허위 사실에 대한 댓글을 달아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당시 강릉은 본격적인 제한급수가 시행되면서 시의 준비 미흡을 둘러싼 비난 여론이 높았다. 이후 맘카페에는 시를 옹호하는 글과 댓글이 일부 달리기도 했다.



강릉시 내부망에서도 논란은 이어졌다. 지난달 30일 행정 전산망 ‘새올행정시스템’에는 ‘김홍규 시장님을 칭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고, “시장님을 믿고 풍랑을 헤쳐 나가고 있다”는 내용의 글에 100여 개의 칭찬 댓글이 달렸다. 해당 시스템은 일반 시민이 접속할 수 없는 행정 내부망으로, 공무원만 글을 작성할 수 있다.

강릉시민행동은 “가뭄 극복에 온 힘을 쏟아도 모자랄 시기에 부정 여론을 돌리려 공무원을 동원했다”며 “사실상 여론조작 지시로 볼 수 있다. 정확한 정보는 시 홈페이지와 재난문자, 공식 브리핑만으로도 충분히 전달할 수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강릉시 관계자는 “시장은 왜곡된 정보와 유언비어에 대응해 시민 불안을 해소하라고 했을 뿐”이라며 “댓글 작성을 지시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맘카페 댓글 부탁 메시지는 한 과장이 자발적으로 보낸 것”이라며 “내부망 칭찬 글 역시 직원 개인이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우영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