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유연수 기자] 우리나라의 10대 수출 주력업종 경쟁력이 2030년에는 전 부문에서 중국에 뒤처질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매출 1000대 기업 중 200개사를 대상으로 ‘한·미·일·중 경쟁력 현황 및 전망 조사’를 실시한 뒤 이같이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62.5%는 현재 가장 큰 수출 경쟁국으로 중국을 꼽았다. 2030년에는 중국을 선택한 비중이 68.5%로 더 높아져, 향후 양국 간 수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의 기업경쟁력을 100으로 봤을 때 2025년에는 미국 107.2, 중국 102.2, 일본 93.5로 평가됐고, 2030년 전망치는 미국 112.9, 중국 112.3, 일본 95.0으로 나타났다. 한경협은 “한국 기업들은 이미 중국에 경쟁력이 뒤처졌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5년 뒤에는 격차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 경쟁력 비교에서도 격차 확대가 확인됐다. 2025년 기준 중국이 한국보다 우위에 있다고 평가된 업종은 철강, 일반기계,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자동차·부품 등 5개였다. 반면 반도체, 전기·전자, 선박, 석유화학·석유제품, 바이오헬스 등 5개 업종은 한국이 우위였다.
하지만 2030년이 되면 10대 주력업종 모든 분야에서 중국이 한국을 앞지를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과 비교해도 한국이 우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 업종은 2025년 기준 철강·선박·이차전지 3개였으나, 2030년에는 선박과 이차전지 두 분야만 남을 것으로 전망됐다.
경쟁력 세부 요소별로 보면 중국은 가격경쟁력(2025년 130.7→2030년 130.8), 생산성(120.8→123.8), 정부지원(112.6→115.1) 등에서 뚜렷한 우위를 보였다. 한국이 우세했던 ‘상품브랜드’마저 2030년에는 중국이 역전할 것이라는 응답이 나왔다. 미국은 상품브랜드·전문인력·핵심기술 등 대부분 항목에서 이미 한국을 크게 앞서고 있으며, 5년 뒤에는 격차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들은 한국 경쟁력의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국내 제품경쟁력 약화’(21.9%)와 ‘대외 리스크 증가’(20.4%)를 꼽았다. 이어 내수 부진(19.6%), AI 등 핵심기술 인력 부족(18.5%), 노동시장 및 기업 규제의 경직성(11.3%)이 뒤를 이었다.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는 ▲대외 리스크 최소화(28.7%) ▲핵심 인력 양성 체계 구축(18.0%) ▲세제·규제 완화 및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17.2%) ▲미래기술 투자 지원(15.9%) 등이 제시됐다.
유연수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