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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친인척 수의계약에 억대 수당까지…음실련, 저작권 보상금 ‘눈먼 돈’ 전락

이설아 기자

기사입력 : 2026-02-20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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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 이설아 기자] 창작자에게 돌아가야 할 저작권 보상금이 방만한 예산 집행과 이해충돌 논란에 휘말리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저작권 보상금수령단체 공모 결과와 함께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와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의 2025년 업무점검에서 다수의 미흡 사례를 적발했다고 20일 밝혔다.

문체부는 이번 공모를 통해 교육목적 저작물 이용 보상금 수령단체로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를, 음악실연자의 상업용 음반 이용 보상금 수령단체로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를, 음반제작자의 상업용 음반 이용 보상금 수령단체로는 한국음악콘텐츠협회를 각각 선정했다.

문저협과 음실련은 2년, 신규 선정된 음콘협은 3년의 지정 기간이 부여됐지만, 문저협과 음실련은 ‘보상금수령단체이자 저작권 신탁관리단체’라는 이중 지위에 걸맞지 않은 운영 실태가 드러나 시정 조건이 함께 붙었다.

특히 음실련에서는 친인척과 얽힌 수의계약, 과도한 수당 신설 등 보상금 운용 전반의 도덕적 해이가 집중적으로 확인됐다. 음실련 임원 A씨는 2025년 명절선물 구입처로 자신의 6촌이 대표로 있는 업체를 추천해 약 2277만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내부 규정상 수의계약 상한인 77만원을 크게 초과한 금액이다. 같은 해 사무처 연수회 추진 과정에서는 A씨의 6촌이 직원으로 근무하는 여행사와 1130만원 규모의 계약을 맺는 등 이해충돌이 우려되는 사례가 반복됐다.

임직원 복지 명목의 예산 집행도 상식의 범위를 벗어났다는 지적이다. 음실련은 2025년 한 해에만 휴가비로 3억2900만원을 지출했는데, 1인당 평균 1000만원 수준이다. 휴가비 요율은 2013년 기본급의 120%에서 2016년 150%, 2021년 180%, 2024년 210%로 지속 상향됐고, 문체부가 2023년 업무점검에서 축소 개편을 명령했음에도 임원·국장급 휴가비만 없애고 요율은 그대로 유지했다.

여기에 2025년에는 총회나 이사회 보고 없이 자녀 학자금, 식대, 통신비, 청년 주거안정비 등 4개 수당을 신설해 약 9625만원을 추가로 지급한 반면, 원로회원 복지금과 경조비 등은 전년보다 약 6900만원 줄어든 2억8700만원으로 축소됐다.

정관과 내부 규정까지 무시한 고액 고문 계약도 도마에 올랐다. 음실련 정관은 비상근 임원에게 보수 지급을 금지하고, 업무추진비 규정은 법인카드 소지 대상을 임원으로 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음실련은 2025년 10월 비상근 고문 B씨를 위촉하며 월 570만원의 고문료와 월 100만원 한도의 업무추진비 법인카드를 지급하고 4대 보험까지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사회에 계약 조건을 보고하지 않은 것은 물론, B씨로부터 받은 자문 내용에 대한 공식 기록이나 결과물도 남겨두지 않았다.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점검한 결과, 첫 달부터 한도를 넘긴 104만1400원이 결제됐고 심야 시간대 동일 장소에서의 분할 결제도 확인됐다.

건물 관리와 공사 계약 과정에서도 허술한 운영이 이어졌다. 음실련은 2016년 자체 건물에 조립식 패널을 무단 증축했다가 2018년 강서구청에 적발됐고, 2019년 자진 철거 통보를 받았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오히려 2021년 약 2980만원을 들여 해당 공간을 직원용 체력단련실로 개조해 사용 중이며,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이행강제금으로 약 1580만원을 납부했다.

2025년 4월에는 4억5000만원 규모의 사무공간 인테리어 공사를 입찰하면서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관련 예규를 따르겠다고 공고해 놓고, 사업예산 범위를 넘어 약 2500만원을 증액한 금액으로 특정 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사실도 드러났다.

문저협 역시 미분배 보상금 관리와 디지털 환경 대응에서 미흡한 점이 지적됐다. 문저협은 분배공고일로부터 10년이 지나면 공익 목적 사용이 가능한 미분배 보상금으로 전환해 관리해 왔으나, 표본 조사 결과 보호기간이 이미 만료된 심훈·김영랑 등 일부 작가의 저작물을 대상으로 63만원 상당 보상금을 잘못 징수한 사례가 확인됐다.

협회 회원임에도 저작자를 잘못 분류해 10년간 보상금을 분배하지 않은 사례도 2건, 24만원 규모로 파악됐다. 저작물이 영상 등으로 확장되는 환경 변화에도 텍스트 중심 시스템에 머물러 있어 디지털 전환 대응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받았다.

문체부는 두 단체에 대해 책임자 징계, 부적정 예산 집행 시정,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골자로 한 시정명령을 내리고, 보상금수령단체 지정 조건으로 방만 경영 시정, 이해충돌 방지 계획 수립, 관리수수료율 인하, 미분배 보상금 축소 방안 마련 등을 부과했다.

문체부는 향후 조건 이행 여부를 엄격히 점검해 저작권단체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보상금이 창작자의 권익 보호라는 본래 목적에 맞게 쓰이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설아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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