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9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중동상황대응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더파워 한승호 기자]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와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동시에 급등하는 가운데 정부가 정유업계와 유관기관을 불러 가격 안정 대책 점검에 나섰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중동 상황 대응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국제유가 상승에 편승해 민생물가 안정에 역행하는 행위에 대해 엄정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최근 중동 상황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대까지 오른 데다 국내 석유 가격도 급격히 뛰어 국민들의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민관이 함께 석유가격 안정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 석유 가격 반영 속도를 강하게 문제 삼았다. 그는 평상시 국제유가와 약 2주 시차로 움직이던 국내 석유 가격이 최근 며칠 사이 급등했다며 일부 주유소의 경우 일주일 만에 휘발유는 500원, 경유는 700원 넘게 올랐다고 지적했다. 또 정유사들이 국제유가 인상분을 하루이틀 만에 국내 가격에 반영하면서 ‘오를 땐 빨리, 내릴 땐 천천히 움직인다’는 국민 인식이 더 강해졌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범부처 석유시장점검단을 구성해 정량 미달, 가짜 석유, 가격 담합, 세금 탈루 등 불법행위를 집중 단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기관과 함께 월 2000여개 주유소를 대상으로 특별 현장점검도 실시하고 있다.
김 장관은 정유사들에는 주유소 공급가격 책정과 직영주유소 판매가격 안정을 당부했다. 석유공사, 한국도로공사, 농협경제지주 등 알뜰주유소 3사에는 전국 평균 가격보다 저렴하게 석유제품이 공급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주유소협회와 석유유통협회에도 과도한 가격 인상이 없도록 계도 역할을 주문했다.
이날 회의에는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와 대한석유협회, 석유유통협회, 주유소협회 등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한국석유공사, 한국석유관리원, 농협경제지주, 한국도로공사 등 유관기관도 함께 자리했다.
수급 안정 대책도 병행하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5일 오후 3시부로 자원안보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한 뒤 석유·가스 등 에너지 대체 수입선을 확보하고 해외 생산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비축유도 수급 위기 악화 시 즉시 방출할 수 있도록 단계별 방출계획을 준비 중이다.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이 검토를 지시한 석유 최고가격 지정제와 관련해서도 실무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산업부는 문신학 차관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를 꾸려 구체적인 제도 시행 방안을 설계하고 있다. 김 장관은 전날 귀국길 인터뷰에서 최고가격 지정제 도입과 관련해 거의 준비를 마쳤다며 시장 상황을 더 지켜본 뒤 시행 시 바로 실행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언급했다.
재정 부담 등 부작용 우려에 대해서도 정부는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라는 입장이다. 김 장관은 관련 내용도 이미 준비를 마쳤다며 제도 발표 시점에 세부 내용을 함께 설명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