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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 ISSUE] 중동 쇼크에 흔들린 채권시장…2분기 금리 변곡점 올까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3-2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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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더파워 이경호 기자]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다시 뒤흔들면서 채권시장도 방향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며 시장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지만, 충격이 실물경제 둔화로 이어질 경우 2분기 중 장기금리가 되레 하락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이 주목하는 비교 사례는 1990년 걸프전이다. 당시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이후 국제유가는 짧은 기간 급등했고, 물가 불안과 경기 침체 우려가 동시에 금융시장에 반영됐다. 정책금리는 급격히 움직이지 않았지만 장기금리는 빠르게 치솟았고, 주식시장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이후 경기 둔화가 본격화되자 금리는 하락 방향으로 돌아섰다.

지금 상황도 초기 전개는 당시와 닮았다는 해석이 적지 않다. 연초 이후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다시 살아났고, 미국 국채 금리도 함께 상승했다. 고유가가 에너지 가격 부담을 키우고 기대물가를 자극하는 동안 중앙은행이 쉽게 완화적으로 돌아서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면서 채권시장 변동성은 더 커지는 모습이다.

문제는 이번 국면이 단순한 물가 변수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가 급등이 장기화되면 기업 비용 부담과 소비 위축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고, 이는 결국 성장 둔화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바로 이 지점에서 금리의 방향이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금리를 끌어올리지만, 시간이 지나 경기 둔화 신호가 분명해지면 오히려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면서 장기금리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채권시장에서는 특히 2분기를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유가 충격이 물가 경로에 미치는 영향과 함께 기업 실적, 소비 지표, 고용 흐름이 어떻게 나타나느냐에 따라 시장의 관심이 ‘물가’에서 ‘경기’로 이동할 수 있어서다. 만약 경기 둔화 신호가 강해진다면 최근의 금리 상승 흐름도 진정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유가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물가 불안이 재차 확대되면 금리 상단이 한 번 더 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식시장 역시 같은 논리에서 자유롭지 않다. 유가 급등은 원가 부담 확대와 소비 위축 우려를 동시에 키워 위험자산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다만 과거 사례를 보면 이런 충격이 일정 기간 가격 조정으로 먼저 반영된 뒤, 경기 방어와 통화정책 전환 기대가 형성되면 시장이 반등 국면으로 넘어가는 흐름도 나타났다. 결국 지금은 추세적 낙관보다 변동성 확대 구간에 대한 방어가 더 중요하다는 게 시장의 공통된 시각이다.

금융업계에서는 현재 구간을 ‘추가 금리 상승 가능성을 열어둔 경계 국면’으로 해석하면서도, 중기적으로는 하락 전환 가능성도 함께 열어두고 있다. 유가 급등이 만든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기 둔화 우려가 충돌하는 국면인 만큼, 당장은 보수적 대응이 필요하지만 2분기 들어 금리 방향이 바뀌는 신호가 포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 시장은 유가 충격에 대한 1차 반응으로 금리가 올라가고 위험자산이 흔들리는 단계로 볼 수 있다”며 “다만 충격이 길어질수록 결국 경기 둔화가 더 큰 변수로 떠오를 수 있어 2분기에는 금리의 흐름이 달라질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시장의 관심은 단순히 유가가 얼마나 오르느냐보다, 그 충격이 물가와 성장 사이에서 어느 쪽으로 더 크게 번지느냐에 쏠리고 있다. 중동 리스크가 장기화할수록 채권시장은 단기 충격과 중기 반전 가능성을 동시에 반영할 수밖에 없고, 투자자들 역시 당분간은 방향성 베팅보다 변동성 관리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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