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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선업 공급 부족 현실화…HD현대중공업 전략적 수혜 부각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4-2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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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PS Act 승인 가능성 확대…HD현대중공업, 특수선·엔진 수주로 주목

6일 울산 HD현대중공업 중형선 사업부 인근 부두에서 미 해군 소속 ‘USNS 앨런 셰퍼드’ 함이 정기 정비를 마치고 출항하는 모습이미지 확대보기
6일 울산 HD현대중공업 중형선 사업부 인근 부두에서 미 해군 소속 ‘USNS 앨런 셰퍼드’ 함이 정기 정비를 마치고 출항하는 모습
[더파워 이경호 기자] 미국이 해군 전력 확대와 조선업 재건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함정 건조 역량은 정책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SK증권은 27일 미국 조선업의 구조적 공급 부족과 'SHIPS for America Act' 승인 가능성을 근거로 한국 조선업체의 전략적 역할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조선 시장에서는 선가 흐름이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 신조선가지수는 183.41포인트로 전주 대비 0.11포인트 올랐고, 중고선가지수는 205.57포인트로 0.32포인트 하락했다. 개별 기업 가운데서는 HD현대중공업이 스웨덴 해양청으로부터 쇄빙전용선 1척을 3억4890만달러에 수주했다. 납기는 2029년 8월이다.

상선과 엔진 부문 수주도 이어졌다. HD현대중공업은 그리스 M/Maritime으로부터 2800TEU급 피더 컨테이너선 2척을 수주했으며, 선가는 척당 5500만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납기는 2028년 초로 예정됐다. 또 Aperion Energy Group으로부터 미국 데이터센터향 총 684MW 규모의 4행정 엔진 납품 계약도 따냈다.

계약은 20MW급 H54GV 가스엔진 33대 규모이며, 계약금액은 6271억원, 계약 종료 시점은 2030년 10월이다. 한화오션도 그리스 JHI Steamship으로부터 VLCC 1척을 수주했다.

미국 내 조선업 재건 논의도 한국 조선업에 우호적인 배경으로 꼽힌다. 미국의 2027회계연도 해군 함정 조달 요청 예산은 총 658억달러로 공개됐다. 이는 2026회계연도 451억달러보다 약 46% 늘어난 규모다. 계획에는 전투함 18척과 비전투함 16척 등 총 34척의 함정 건조가 포함됐다.

정책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21일 현지시간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SHIPS Act'를 공동 발의한 마크 켈리 민주당 상원의원은 대통령의 해양 행동 계획인 Maritime Action Plan과 함께 자신이 발의한 'SHIPS for America Act'를 의회가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음날인 지난 22일에는 하원 군사위원회와 교통위원회가 조선업 및 해양 산업 기반 활성화 관련 합동 청문회를 열었다. 상·하원 모두 미국 조선 산업 재건 필요성에 대한 초당적 공감대를 형성한 셈이다.

미국 회계감사국(GAO) 보고서도 미국 조선업의 한계를 짚었다. 보고서는 납기 지연과 비용 초과가 구조적으로 고착화됐고, 조선소 생산능력과 숙련 인력이 부족하며, 장기 전략 부재로 현재 미국 내 조선 산업 기반만으로는 미 해군 함정 355척 이상과 유·무인 복합 함대 구성을 동시에 달성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20년간 미국 함정 건조 프로그램에서는 비용 초과와 납기 지연이 반복됐다. 구축함은 최대 58개월, 항공모함은 최대 57개월, 잠수함은 30~40개월까지 지연된 사례가 제시됐다. 설계 완료 이전 건조 착수, 제한된 공급망, 숙련 인력 부족이 겹치며 생산성 저하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단순한 예산 증액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다.

미국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이 지난 3월 발간한 ‘To Build the Golden Fleet’ 보고서도 같은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해당 보고서는 2016년 이후 미 해군 함정은 17척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중국은 100척 이상 늘어 현재 470척 수준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기존 미 해군의 355척 목표만으로는 대응이 어렵고, 유인 381척과 무인 134척을 합친 515척 수준의 함대가 필요하다고 봤다.

문제는 공급 능력이다. 대형 전투함을 건조할 수 있는 미국 조선소는 사실상 8곳에 불과한 것으로 지적됐다. 태평양 지역에서 항공모함과 잠수함을 건조·정비할 인프라도 부족한 상황이다. 향후 10년간 25만명의 신규 인력이 필요하지만 높은 노동 강도, 낮은 초기 생산성, 숙련 기간 문제 등으로 절반가량은 1년 안에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결국 미국은 해군력 확대라는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조선 산업 공급 기반은 부족한 상황이다. 조선소 신설과 증설에는 수년 이상이 걸리고, 숙련 인력 확보와 공급망 재구축도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미국은 자국 조선업 재건을 추진하는 동시에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과의 협력을 병행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해양·철강 노조와 산업계 중심으로 출범한 ‘미국 조선 연합’도 'SHIPS for America Act' 통과를 주요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핵심 보좌관인 피터 나바로가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행정부 차원의 정책 추진 기대감도 커졌다. 노동계와 산업계, 정치권이 결합한 구조가 만들어지며 과거보다 실행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이 같은 흐름은 한국 조선업체에 단순한 상선 수주 확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미국이 자체 조선 역량만으로 해군 전력 확대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 조선사는 글로벌 선박 공급자를 넘어 미국 해양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특수선과 엔진, 해양 방산 역량을 동시에 보유한 HD현대중공업은 이번 흐름에서 최선호주로 제시됐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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