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3조원 이상 투자 계획…AI·자동화·풀필먼트 고도화로 ‘쿠세권’ 확대
[더파워 이경호 기자] 쿠팡의 경쟁력은 앱 화면에서 끝나지 않는다. 고객이 주문한 상품이 다음 날 문 앞에 도착하기까지의 물류망, 자동화 기술, 데이터 예측 시스템이 쿠팡 성장의 핵심 기반이다. 쿠팡이 로켓배송 지역 확대와 물류 인프라 투자에 속도를 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쿠팡은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해 물류 인프라를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신규 풀필먼트센터 확장, 첨단 자동화 기술 도입, 배송 네트워크 고도화가 주요 내용이다. 목표는 2027년까지 로켓배송 가능 지역을 전국 대부분으로 넓히는 것이다.
이 계획은 단순한 물류센터 증설이 아니다. 쿠팡이 구축해온 로켓배송 모델을 생활 인프라로 확장하는 작업에 가깝다. 수도권과 대도시 중심의 빠른 배송을 넘어 지방 중소도시와 인구 감소 지역까지 서비스 범위를 넓히면, 고객이 체감하는 생활 편의성도 달라진다.
로켓배송은 쿠팡의 가장 강력한 고객 접점이다. 생필품, 신선식품, 육아용품, 가전, 패션, 뷰티 등 다양한 상품군을 빠르게 배송하면서 고객의 반복 구매를 유도해왔다. 고객이 필요한 상품을 검색하고, 주문하고, 받아보고, 반품하는 전 과정이 하나의 경험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물류망이 넓어질수록 쿠팡의 상품 커머스 경쟁력도 강화된다. 쿠팡의 2025년 상품 커머스 부문 매출은 296억달러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상품 커머스 부문 조정 EBITDA는 25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로켓배송을 중심으로 한 핵심 사업이 쿠팡의 실적 기반을 견고하게 지탱하고 있다는 의미다.
물류 투자는 비용이 크지만, 쿠팡에는 장기 경쟁력을 만드는 자산이다. 풀필먼트센터가 늘어나면 상품 보관과 배송 효율이 높아지고, 고객과 가까운 곳에서 상품을 처리할 수 있다. 자동화 기술이 더해지면 작업 효율과 재고 운영 정확도도 개선된다.
AI와 데이터 기술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쿠팡은 수요 예측, 재고 배치, 배송 경로 최적화 등에 기술을 활용해왔다. 고객이 많이 찾는 상품을 어느 지역 물류센터에 얼마나 배치할지, 어떤 경로로 배송해야 효율적인지 판단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역량이 필요하다. 빠른 배송은 결국 기술과 물류가 결합된 결과다.
로켓프레시 역시 물류 경쟁력을 보여주는 영역이다. 신선식품은 일반 상품보다 보관과 배송 난도가 높다. 온도 관리, 재고 회전율, 폐기율 관리가 모두 중요하다. 쿠팡이 신선식품 배송을 확장해온 것은 단순 상품군 확대가 아니라 물류 운영 역량을 고도화해온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판매자와 중소상공인에게도 물류 인프라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쿠팡의 풀필먼트와 배송망을 활용하면 개별 판매자가 직접 전국 단위 물류망을 구축하지 않아도 고객 접점을 넓힐 수 있다. 빠른 배송과 반품 처리 경험은 판매자 상품 경쟁력에도 영향을 준다.
쿠팡 와우 멤버십은 이런 물류 인프라를 고객 충성도로 연결하는 장치다. 와우 회원은 로켓배송, 로켓프레시, 쿠팡플레이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멤버십 안에서 이용한다. 배송 혜택과 콘텐츠, 음식배달, 쇼핑 혜택이 결합될수록 고객이 쿠팡 생태계에 머무는 시간도 길어진다.
올해 1분기 쿠팡의 상품 커머스 활성 고객은 2390만명으로 집계됐다. 고객 기반이 이미 큰 만큼, 앞으로의 성장은 신규 고객 확보뿐 아니라 기존 고객의 구매 빈도와 이용 영역 확대에 달려 있다. 물류와 멤버십, 콘텐츠, 음식배달이 연결되는 구조는 이 점에서 중요하다.
물론 물류 투자는 단기 수익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신규 센터 건립과 자동화 설비 도입, 배송망 확충에는 대규모 비용이 필요하다. 하지만 쿠팡은 이미 로켓배송을 통해 빠른 배송 경험이 고객 충성도와 매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쿠팡의 물류 전략은 ‘더 빠른 배송’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전국 어디서든 비슷한 수준의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고객과 판매자를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연결하는 기반을 만드는 작업이다. 물류 인프라가 곧 플랫폼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 쿠팡의 3조원 투자 계획은 국내 커머스 시장의 판을 다시 넓히는 승부수로 읽힌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