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유연수 기자] 사람과 동물 모두에 전파될 수 있는 치명적 감염병인 니파바이러스감염증이 국내 제1급 감염병으로 새로 지정됐다. 질병관리청은 8일 니파바이러스감염증을 제1급 감염병으로 추가하는 고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제1급 감염병은 생물테러 감염병이거나 치명률이 높고 집단 발생 우려가 큰 질환을 의미한다. 이번 지정으로 제1급 감염병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 기존 17종에서 18종으로 늘었다. 이는 2020년 감염병 분류체계 개편 이후 처음 추가된 사례다.
니파바이러스감염증은 1998년 말레이시아 돼지 농장에서 처음 보고된 인수공통감염병으로, 과일박쥐 등 감염된 동물이나 사람의 체액에 접촉하거나 오염된 식품 섭취를 통해 전파된다. 잠복기는 4∼14일이며, 발열·두통·근육통 등 초기 증상 뒤 신경계 침범으로 의식 장애, 뇌염, 발작을 유발할 수 있다. 심할 경우 24∼48시간 내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고 치명률은 40∼75%에 이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니파바이러스를 향후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일으킬 수 있는 우선순위 병원체로 선정했다. 실제로 올해 인도와 방글라데시에서는 환자 발생이 보고됐으며, 각각 2명과 3명이 사망했다. 반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은 최근 10년간 발생 사례가 없다.
질병청은 현재 국내 유입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면서도 진단검사 체계를 마련했다. 또한 인도와 방글라데시를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해 입국자에 대한 발열 여부 확인과 건강상태 신고 절차를 강화했다. 의료기관은 의심 환자 발생 시 즉시 보건소 또는 질병청에 신고하고 격리 조치를 해야 한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이번 니파바이러스감염증의 제1급 감염병 지정은 해외에서 발생하는 감염병의 국내 유입을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조치”라며 “코로나19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전 세계 발생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국내 감염병 관리 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유연수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