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국내 소비 심리 회복 속에 10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이 증가했지만 업태별로 명암이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장민지 교보증권 연구원은 10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6.7% 늘었다며 백화점·대형마트와 면세점·SSM 간 실적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장 연구원에 따르면 10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오프라인이 6.6%, 온라인이 6.8% 증가했다. 특히 백화점 매출은 12.2%(구매건수 3.0%, 구매단가 9.0%) 늘며 전 업태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해외유명브랜드는 소비 심리 회복과 11월 예정된 일부 워치·주얼리 브랜드 가격 인상에 따른 선수요 영향으로 19.5% 성장해 전월(12.6%)보다 신장 폭을 키웠고, 패션 부문 역시 전 부문에서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장 연구원은 2025년 11월 소비자심리지수가 2017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112.4)에 오른 점을 언급하며 “소비 심리 개선과 전년 11월 패션 기저가 낮았던 점을 고려하면 백화점 매출 고성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대형마트도 추석 시점 이동 효과에 힘입어 매출이 9.3% 증가했다. 구매건수는 1.2% 줄었지만 구매단가가 10.6% 올라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 대형마트 매출의 68.4%를 차지하는 식품 부문이 11.0% 늘어난 점이 결정적이었다.
이마트 할인점의 10월 기존점 성장률은 15.6%로 대형마트 전체 성장률을 상회했다. 다만 장 연구원은 “10월 실적에는 10월로 이연된 추석 특수와 인플레이션 효과가 반영돼 있다”며 “11월 대형마트 매출은 평이한 수준의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면세점과 SSM은 부진을 이어갔다. 10월 면세점 매출은 9.8% 감소했으며, 내국인 매출은 8.2% 늘었지만 외국인 매출이 15.4% 줄었다. 시내면세점 매출은 16.5% 감소(내국인 7.0% 증가, 외국인 20.1% 감소)한 반면, 출국장 면세점 매출은 16.6% 증가(내국인 18.3% 증가, 외국인 15.2% 증가)해 공항 출국장 중심으로만 회복세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장 연구원은 “2025년 9월 누적 기준 방한 중국인이 2019년 대비 95.4% 수준까지 회복된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 면세 매출 감소 폭은 점차 둔화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SSM 매출은 1.7% 감소(구매건수 3.4% 감소, 구매단가 1.7% 증가)하며 역성장을 이어갔고, 편의점 매출은 0.7% 증가에 그쳤다. 다만 편의점은 점포 구조조정 효과로 점포당 매출이 3.2% 늘어 수익성 중심 재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장 연구원은 “SSM은 구조적으로 입지가 약화되는 반면 편의점은 점포 수 조정보다 점포당 효율 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유통 업종 내에서는 백화점과 편의점의 실적 모멘텀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