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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지속가능경영

규제 완화·그린워싱 단속…ESG 판이 바뀐다

이설아 기자

기사입력 : 2026-01-0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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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공시·실사 조정, ‘그린린싱’ 경고, 의결권 전선까지 겹치며 ESG가 ‘구호’에서 ‘근거 경쟁’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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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freepik
[더파워 이설아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둘러싼 규제와 투자 지형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기업과 투자자 모두 ‘말하기’보다 ‘입증’에 초점을 옮기는 분위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P글로벌은 각국의 공시 기준 변화와 자연(Nature) 관련 공시 논의가 맞물리며 ESG가 경영 의사결정의 ‘데이터 경쟁’ 국면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유럽에서 시작됐다. 유럽연합(EU)은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와 공급망 실사 규정을 손질해 기업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제도 조정을 논의하고 있다. 공시 범위를 넓히고 책임을 강화하던 흐름이 현실적인 이행 가능성, 비용 부담을 이유로 ‘간소화’ 쪽으로 선회하는 모양새다. 다만 시민단체와 환경단체들은 기업 책임의 후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어, 규제의 강도는 낮아지더라도 사회적 감시와 검증 요구는 오히려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규제가 완화되는 분야가 있는 반면, 그린워싱을 둘러싼 리스크는 더 날카로워지고 있다. 시장에선 ‘그린워싱’보다 한 단계 진화한 ‘그린린싱’이 문제로 부상했다. 기업이 넷제로 등 장기 목표를 크게 내세운 뒤 일정이 다가오면 목표를 완화하거나 조용히 후퇴하는 방식이 늘면서, 목표 자체보다 이행 계획과 중간 점검 지표가 핵심 검증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친환경’, ‘기후중립’ 같은 표현을 쓰려면 근거를 갖춰야 한다는 흐름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의결권 시장에서도 긴장이 높아졌다. 미국에선 의결권 자문사와 책임투자 관행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이 제도 영역으로 번지며, ESG 이슈가 ‘투자 판단’이자 ‘정치적 쟁점’으로 동시에 다뤄지는 장면이 이어지고 있다. 투자사들 역시 외부 자문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분석 역량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의결권 행사 과정 자체가 더 투명한 근거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2026년 ESG의 승부처는 “좋은 목표를 얼마나 그럴듯하게 말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데이터와 절차로 일관되게 증명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공시의 부담이 조정되더라도 그린워싱·그린린싱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커지면 브랜드와 자본조달 비용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기업은 공급망과 제품, 재무와 비재무를 연결하는 정량 근거를 준비해야 하고, 투자자는 의결권과 책임투자의 판단 기준을 더 촘촘히 제시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이설아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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