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1공구 건설 현장에서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왼쪽)가 QR코드를 통해 작업중지권을 활용하고 있다.
[더파워 한승호 기자]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스스로 작업을 멈추는 ‘작업중지권’이 안전관리의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전 현장에 작업중지권을 도입하고 안전신문고 제도를 확대 운영한 결과 근로자 자발적 참여 건수가 제도 시행 첫해인 2022년보다 7배 가까이 늘었다고 22일 밝혔다.
DL이앤씨는 작업중지권을 근로자 권익과 안전을 지키는 장치이자 사고 예방의 핵심 수단으로 보고 활용을 적극 독려해 왔다. 협력사를 포함한 모든 현장 근로자가 위험 요소를 발견하면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했고, 산업안전보건법이 규정한 ‘급박한 위험’ 상황이 아니더라도 현장이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즉시 작업을 멈출 수 있도록 행사 요건도 대폭 낮췄다. 이후 관리감독자가 안전보건 조치를 완료하면 다시 작업을 재개하는 구조다.
경영진의 강한 의지도 작업중지권 정착을 뒷받침했다. 박상신 DL이앤씨 대표는 이달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1공구 현장을 찾아 “안전은 현장에서 가장 잘 안다”며 근로자 작업중지권의 중요성을 직접 강조했다. 그는 근로자가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는 인식이 현장에 자리 잡을 때까지 제도를 지속 강화하겠다고 밝히며, 산업재해 예방을 핵심 과제로 삼은 정부의 ‘노동안전 종합대책’ 기조와 보조를 맞추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근로자의 참여를 끌어올리기 위한 인센티브와 디지털 접근성 강화도 병행됐다. DL이앤씨는 안전 관련 활동에 포인트를 지급하는 ‘D-세이프코인(D-Safe Coin)’ 제도를 운영해, 현장 위험 요소를 미리 찾아 개선에 기여한 근로자에게 카카오페이 머니로 전환 가능한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다. 1포인트는 1원으로 쇼핑몰·카페·편의점 등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어 체감 보상 효과를 높였다.
안전신문고 앱은 신고 장벽을 낮추는 방향으로 전면 개편했다. 화면 구성을 단순화하고, 현장 포스터·안전모·휴게실 등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한 뒤 위치와 내용, 사진만 등록하면 신고가 가능하도록 했다. 처리 결과도 같은 플랫폼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어, 근로자가 제안과 조치 과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DL이앤씨는 작업중지권이 실제 위험 상황에서 제대로 행사될 수 있도록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추락·끼임·질식 등 건설 현장에서 빈발하는 사고 유형을 안전 수칙을 지켰을 때와 지키지 않았을 때의 대비 상황으로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영상을 제작해 현장 교육에 활용 중이다. 영상은 중국어, 베트남어, 태국어, 러시아어, 캄보디아어, 미얀마어 등 외국인 근로자 채용 상위 6개국 언어와 영어로 제공된다.
박상신 DL이앤씨 대표는 “작업중지권이 이제는 비상 상황이 아니라 안전한 작업환경을 만드는 일상적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며 “업무와 작업 프로세스를 근로자 중심 안전문화 확립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점검해, 사고를 원천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