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설아 기자] 쿠팡노동조합이 정부와 관계 기관의 동시다발적 쿠팡 조사와 관련해 “과도한 제재가 이뤄질 경우 현장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다”며 공평한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쿠팡노조는 22일 “10곳이 넘는 정부 기관이 개인정보 유출을 넘어 회사 전반을 동시에 들여다보는 것은 이례적인 만큼,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동계에 따르면 현재 쿠팡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민관합동조사단, 경찰 등 정보유출 사고를 직접 들여다보는 기관 외에도 금융감독원,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서울본부세관 등 10개 이상 정부·공공기관이 각각 다른 사안을 놓고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수백명의 조사 인력이 투입됐고, 쿠팡 임직원들은 각 기관의 요구에 따라 자료 제출과 대면 조사, 인터뷰 등에 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엄정한 조사 필요성 자체는 인정했다. 노조는 “정부 기관이 정보 유출 경위를 철저히 규명하고, 그 결과에 따라 회사가 필요한 개선책을 이행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면서도 “다만 조사 결과로 회사 운영이 어려워질 정도의 중징계가 내려진다면 그 여파는 고스란히 노동자들의 일자리와 생계에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회사 문을 닫게 된다면 노동자의 권익 향상과 처우 개선을 위해 싸우는 노동조합의 존재도 의미를 잃게 된다”고 덧붙였다.
현장 분위기에 대해서도 경고음을 냈다. 노조는 “현장에서 체감하는 배송 물량 감소는 한 개인의 고용 문제에 그치지 않고 가족 전체 생계와 직결된 문제”라며 “올해에만 대기업을 포함한 여러 기업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있었지만, 쿠팡처럼 사업 전반에 걸쳐 전방위적·중첩적인 조사가 진행된 사례는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인정보 보호 책임을 넘어서 회사 존립 자체를 흔들 수준의 제재가 가해질 경우, 배송 기사와 물류센터 노동자의 일자리는 물론 쿠팡을 판매 창구로 삼아온 수많은 소상공인의 판로까지 막혀 수만명 가족의 생계가 동시에 위협받을 수 있다”고 했다.
노조는 정부와 관계 기관을 향해 “회사의 잘못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회사를 키워 온 노동자들과 쿠팡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는 소상공인들이 희생돼서는 안 된다”며 “어떠한 조사와 제재도 실제로 쿠팡에 기대어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생계권을 함께 고려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수반하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나의 판단과 결정이 기업만이 아니라 수많은 현장 노동자의 삶에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여러 각도에서의 신중하고 균형 잡힌 판단을 간절히 바란다”며 “일각에서 나오는 ‘쿠팡이 죽으면 알리·테무가 산다’는 말이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설아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