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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암, 유전병 아닌 후천 질환…코피·멍·피로땐 혈액검사 확인해야

이설아 기자

기사입력 : 2026-01-29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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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병원 서정호 교수 “혈액암 대부분 후천적 유전자 변이…기본 혈액검사가 조기 발견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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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호 교수
[더파워 이설아 기자] 혈액암이 ‘가족력으로 물려오는 유전병’이라는 인식과 달리, 실제로는 대부분 살아가면서 획득된 유전자 변이로 발생하는 후천적 질환이라는 전문가 설명이 나왔다. 경희대병원 종양혈액내과 서정호 교수는 29일 혈액암의 발병 원인과 주요 증상, 기본 혈액검사 항목의 의미를 설명하며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서 교수에 따르면 혈액암은 혈액이나 림프계에 암세포가 생겨 정상적인 혈액세포 생성을 방해하는 질환으로, 발생 부위에 따라 골수계·림프계로 나뉘고 백혈병·림프종·다발골수종 등이 대표적이다. 서 교수는 “혈액암은 암 관련 유전자 변이가 주요 발병 원인인 것은 맞지만, 대부분 세포 속 DNA에서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변화”라며 “정자나 난자에 존재하는 유전자 이상이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유전질환과는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유전병은 BRCA1·2 변이에 따른 유전성 유방암·난소암처럼 생식세포 단계에서 이미 존재하는 변이로 가족 내 반복 발생하는 반면, 혈액암은 위암·대장암처럼 가족이 같은 생활습관을 공유해 위험이 높아지는 일부 고형암과도 발생 양상이 다르다는 것이다.

혈액암의 후천적 유전자 변이를 유발하는 위험 요인으로는 강한 방사선 노출과 같은 물리적 요인, 항암제·벤젠 등 유독 화학물질에의 노출, 흡연·과음·비만·운동 부족 등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 고령으로 인한 DNA 손상 축적과 유전자 복구 능력 저하 등이 거론된다. 특히 다발골수종은 환자의 80% 이상이 노년층에서 발생해 대표적인 노인 혈액암으로 분류된다. 소아·청년층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주 발생하는 일부 백혈병·림프종과 달리, 다발골수종은 50대 이후부터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며 80세 이상에서도 진단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혈액암의 대표적인 임상 증상은 빈혈이다. 흔히 빈혈을 ‘눈앞이 캄캄해지는 어지럼증’으로만 생각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전신 무기력감, 머리가 맑지 않은 느낌,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는 호흡곤란 형태로 더 흔하게 나타난다. 이 밖에도 원인 불명의 발열, 식욕 저하와 체중 감소, 쉽게 멍이 들거나 코피·잇몸출혈이 잦아지는 증상, 비장 비대로 인한 복부 불편감, 만져지는 림프절 종대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서 교수는 “평소와 다르게 이런 증상들이 이유 없이 계속된다면 기본 혈액검사(CBC, 전혈구 검사)만으로도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며 “간단한 검사라고 가볍게 볼 것이 아니라 초기 혈액암을 의심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CBC 검사는 혈액 속 적혈구·백혈구·혈소판 수와 형태를 확인하는 기본 검사다. 서 교수는 “혈액암처럼 몸 전체를 순환하는 암은 종괴 크기를 재기보다 수치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주요 항목의 기준을 설명했다. 혈색소(Hb)는 성인 남성 13~17g/dL, 여성 12~16g/dL가 일반적인 범위로, 10g/dL 이하로 떨어지면 빈혈을, 18g/dL 이상이면 다혈구증을 의심할 수 있어 수치가 지속될 경우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적혈구(RBC)는 남성 4.5~5.9×10⁶/µL, 여성 4.0~5.2×10⁶/µL 정도가 정상 범위지만, 임상에서는 RBC 수치 자체보다 혈색소 수치를 더 중시해 해석한다.

백혈구(WBC)는 4000~1만/µL가 정상으로, 3000 미만 또는 2만 이상인 상태가 반복되면 혈액질환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혈소판(PLT)은 15만~40만/µL 사이가 일반적인데, 5만/µL 미만으로 떨어지면 출혈 위험이 증가하고 45만/µL 이상으로 올라가면 혈전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서 교수는 “특히 빈혈·백혈구·혈소판 등 세 가지 중 두 가지 이상에서 동시에 이상이 나타나거나, 비정상 수치가 오랫동안 반복되며 멍·잦은 출혈, 원인 없는 피로·발열이 겹치는 경우에는 반드시 혈액내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혈액암은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종양이 없어 발견이 다소 늦어질 수 있지만, 치료 성적 자체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며 “항암화학요법, 조혈모세포이식, 최신 면역세포치료 등 고령·기저질환 여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족력만으로 불필요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만, 나이와 생활습관, 직업적 노출 등 개인별 위험 요인을 고려해 정기검진과 기본 혈액검사를 꾸준히 확인하고, 이상 징후가 보이면 의료진과 적극적으로 상의해 치료에 나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설아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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